도난 차량과 수배자 등을 확인 할때 사용되는 경찰 조회장비를 두고 경찰 내부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범죄 예방과 신속한 수사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조회 실적 늘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현장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는 등 불만의 목소리도 들린다.
10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휴대전화 조회기(PDT)와 도난차량 조회기(MDT), 차적·신원조회기(PDA) 등을 이용해 수배·도난차량, 수배자, 범죄 용의자 등을 실시간 파악하고 있다.
지난달 인천 경찰의 PDT 활용 건수는 지방청 3만2824건, 남동서 125만6149건, 서부서 105만5306건, 남부서 103만6524건, 연수서 91만2680건, 중부서 75만9592건 등 모두 706만3026건이다.
이는 총 건수로 볼때 전달에 비해 14%,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이를 두고 경찰 내부에서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선 경찰관 A씨는 "단말기를 통해 실시간 조회가 가능하다 보니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정보를 손쉽게 알 수 있다"며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최근 도난차량을 현장에서 적발한 사례도 있는 등 검거율을 높이는 데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경찰관 B씨는 "조회기가 휴대전화 기능은 물론 차적, 수배자, 수배차량, 면허번호, 사진, 이륜차 등록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특수기능을 갖추고 있어 수사·단속 현장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조회 실적 늘리기와 조회기에 치중한 수사로 중요한 범죄자를 눈앞에서 놓칠 수 있다는 부정적 입장도 만만찮다.
이와 관련 시 경찰청은 최근 PDA 조회 실적이 낮은 경찰서와 경찰관 명단을 파악, 장비를 재배치시키는 한편 조회기를 적극 활용토록 지시했다.
지구대에 근무중인 C씨는 "단지 조회 횟수가 많은 경찰서·지구대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런 무의미한 실적경쟁이 계속된다면 순찰차에 앉아서 조회기만 두드리는 경찰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경찰 D씨는 "조회 횟수 상한제 등을 도입해 불필요한 실적 경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조회 건수에 대한 실제 검거율 등에 대한 평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조회 횟수가 한 대당 월 10건 미만이면 거의 활용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며 "개인적인(통화)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방지키 위해 실적이 조저한 장비를 재배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조회 횟수로 업무 능력을 파악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지 현장 업무에 얼마만큼 활용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