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특히 경기도 인근의 신도시 일대는 교통대란을 넘어 교통지옥을 겪고 있다. 러시아워에는 형편이 더욱 나빠져 서울 외곽, 신도시와 서울도심을 연결하는 각종 간선도로는 대형 주차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막대한 혈세를 쏟아 부으면서 아무리 새로운 도로를 건설한다고 해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교통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때문에 대중교통 수단의 획기적인 확충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경기도가 내놓은 대심도(大深度)광역급행열차 건설안은 회기적이다. 현행 지하철로는 급증하는 교통 수요를 감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이미 반증되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매스 익스프레스 트래픽의 총아인 GTX(Great Train Express ; 대규모고속철도, 대심도 지하 40m이하를 일컬음)를 건설하기 위해 경기도시공사 이한준 사장(공학박사) 및 관계자를 비롯해 대한교통학회 학계 인사 등을 대심도광역급행철도 선진지인 러시아, 베르린 등에 파견 견학 체험케 했다. 본지는 이들 연수단에 합류 견학 취재했다. 다음은 견학 취재기 및 한국에서의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편집자주
◆러시아 모스코바
전략적으로 건설했으나 지금은 교통효자
모스코바는 광역 대심도 지하철로 도시 어느곳에서 던지 30분 이내로 연결될 수 있다. 이 곳도 교통체증이 심해 승용차로는 평균적으로 2시간이상 걸린다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전언이다. 러시아는 전략상 대심도 지하광역철도를 건설했다. 전쟁 준비 차원의 성격이 짙었다. 당초 러시아는 1910년 경부터 철도 건설을 계획했으나 1차세계대전의 발발로 연기되다가 1932년 제1노선이 확정 승인됐다. 그러나 소련정부는 스타린의 지시에 힘입어 경제성과 연계성을 고려해 10개 노선 총연장 80km의 철도 건설을 승인했다. 구 소련 정부는 모스코바의 지반이 연약하다는 이유를 들어 대심도 터널방법으로 건설할 것을 확정했다. 소련은 당시 지하철 건설의 경험이 많은 베르린 런던 파리 등의 기술자들의 자문을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모스코바의 대심도광역철도는 10개 노선 1개 순환선으로 이뤄져 총연장 2000km에 이르고 있다. 특히 모스코바 지하 철도는 대심도이면서도 깨끗하고 공기 순황이 잘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우려하고 있는 건강 위해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하 100m에서 역무원들이 행정을 하고 있었다. 또한 모스코바는 지하철역을 아름답게 가꿔 주위와 잘 어울리고 지하 프랫트홈은 천정에 각종 벽화를 장식, 승객들의 피로감을 덜어주는데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대형 상데리아 등을 설치 역을 우아하게 단장하고 있기도 하다. 모스코바지하철도는 165개의 정거장이 있으며 배차간격이 50초에서 길어야 2분 밖에 되지 않아 승객들은 기다리지 않고 승차할 수 있다.
이러한 철도 당국의 각별한 노력으로 대심도광역지하철도는 모스코바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도심 어느 곳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과 탁월한 대중성으로 매스 트래픽의 총아로 타 수단이 감히 넘볼 수없는 위치를 점한 것이다. 이곳 지하철은 안전에 신경을 맣이 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역사 어디에도 인화질물을 볼 수가 없을뿐더러 객차내에도 가연성 물질이 보이지 않았다. 대심도이니만큼 화재예방에 특별히 주의를 가울인 것으로 보인다. 파크포베디(승리의 역)의 예를 들어보면 심도 83m로서 에스컬레이터 길이만도 123m로 내려가는 시간만도 3분이나 됐다. 급행 하강인 만큼 에스컬레이터 끝에는 안전요원이 어김없이 배치돼 승객들의 안전을 챙기고 있었다. 이점 한국 철도 당국이 배워야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한국보다 못한 점이 있다. 역사에는 물론 깊은 곳에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었다. 국민의 편의를 생각지 않는 공산주의의 산물이리라.
◆헝거리 부다페스
유럽대륙 2번째 건설 유네스코 등재계획
헝거리 부다페스트지하철은 1863년 영국 런던에 지하철이 처음 등장하면서 낙점된 곳이었다. 그만큼 헝가리 지하철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크다. 유럽대륙에서는 1896년 최초로 부다페스트에서 지하철이 개통되고, 이어서 1898년 빈, 1900년 파리, 1902년 베를린, 1906년 함부르크에서 개통됐다. 미국 최초의 지하철도는 1901년 보스톤에서, 뉴욕의 지하철은 1904년에 개통됐는데 이들 모든 도시는 오스트리아의 빈을 제외하고는 개통초기부터 전기철도방식으로 운영됐다.
처음 건설된 헝가리 부다페스트 제1지하철은 UNESCO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게 됐을 정도로 세계가 알아주는 역사적 지하철이다. 이 지하철은 유럽 최초이자 다뉴브강을 끼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하철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부다페스트의 지하철은 1896년으로 헝가리건국 1000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내에서 지금의 영웅광장이 있는 공원을 연결한 것으로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움 거리인 안드라시 거리를 따라 세워졌다.
이 거리에는 성 이스트반성당과 오페라 등 부다페스트의 명물이 있는 거리로 유네스코에 등재돼 있어 지하철과 함께 3곳이 모두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영광을 안게 됐다. 특히 관광객은 이 도시를 방문하면 누구나 찾는 곳이다.
세계 두 번째로 건설된 부다페스트 지하철은 46개역에 총연장 34.8㎞에 운행간격은 1분40초 정도이며 하루 수송인원은 약 315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 지역은 1~3호선까지 3개권 노선이 부다페스트 곳곳을 연결하고 있으며, 교외지역은 국철에 해당하는 마브(Mav)가 운행되고 있다. 지하철이 처음 등장할 때에는 혼잡스런 지상교통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했지만 제1·2차 세계대전을 겪고 핵폭탄이 등장하게 되면서 방공호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산주의 국가가 지하철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와 다를 바 없다하겠다.
◆독일 베를린
연간 6억여명 수송 대중교통의 중추
독일은 1890년에 이미 종합적인 철도망이 구축됐으며 이후 확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대도시권의 철도는 4가지로 구분되는데 지역간 철도인 국철(BD), 베를린 대도시권을 고속으로 운행하는 S-Bahn, 일반지하철인 U-Bahn, 그리고 노면전차(Tram)가 있다. 베를린 시내를 운행 중인 철도노선은 9개 노선 145㎞의 지하철이 있고, 22개 노선 192㎞의 노면전차가 운행하면서 연간 6억3000명을 수송하고 있다. 대도시권을 연결하는 광역철도는 순환형 노선을 포함, 15개 노선 311㎞를 오가면서 연간 3억7000명 이상의 승객을 수송중이다. 도시철도 이용자가 하루평균 250만명에서 21세기에 45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도시철도망을 준비 중이다. S-Bahn에 대해선 도심 내 환상형 내부순환노선건설에 일차적 목표를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도심순환노선체계가 구축될 예정이다.
◆수도권 대심도 광역급행철도 건설 필요
수도권 특히 서울 외곽 경기도에서 서울 도심으로 이동하는 자동차의 속도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 1998년 40.8km였던 것이 2006년에는 절반 수준인 29.7km로 감소했다. 이는 교통량 증가 때문이다. 2002년 기준 2006년에는 강남지역의 경우 통근차량이 37%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러한 통행차량 증가와 이에따른 통행속도 감소 추세가 수그러 들지 않는다는데 있다. 교통 전문가 등에 따르면 2009년에는 통행속도가 20km 안팍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서울 주위에 신도시 건설이 봇물이 이루고 인구가 계속적으로 유입되는 한 이러한 추세는 변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를 해결할 방법은 대중교통수단의 획기적인 개발밖에 없다는 것으로 집결된다.
경기도가 만성적인 수도권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제시한 GTX가 유일한 해결책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대한교통학회의 결론이다. 학회 전문가들은 대심도로 광역철도를 건설할 경우 토지보상비가 생략되고 민원 발생이 없으며 건설 단가도 높은 편이 아니어서 사업적으로 타당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건설 이후 사업성도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는 것이 학회 설명이다. 문제는 재원 확보인데 이도 또한 사업성이 보장되느니 만큼 SOC사업으로 건설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좋은 조건을 갖췄다면 경기도와 국토해양부는 사업자 선정을 속히 하여 진행시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