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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호 사체유기, 강호순과 ‘닮은 꼴’?

김부삼 기자  2009.06.24 2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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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헤어질 것을 요구하는 30대 여성을 목졸라 살해한 뒤 옷을 벗겨 팔당호에 유기한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은 피의자 김모(50)씨가 연쇄살인범 강호순과 ‘닮은 꼴’에 중시, 다각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흥덕경찰서는 자신과 헤어질 것을 요구하는 A(35·여)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옷을 벗기고 손발을 묶어 포대에 담아 팔당호 하류에 유기한 김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한 뒤 여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밤 11시30분께 A씨를 자신의 차로 태워 경기도 집까지 유인해 다음날 새벽 1시께 목졸라 살해한 뒤 옷을 벗기고 손발을 묶어 포대에 담아 팔당호 하류에 유기한 혐의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10개월 정도 사귀다 결혼을 약속한 A씨가 최근에 갑자기 헤어질 것을 요구해 설득하다 순간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러나 김씨가 사건 당일 고속도로를 이용해 A씨의 집을 가며 가까운 나들목 대신 오창 나들목을 이용한 점, 이날 밤 휴대전화 통화를 전혀 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주변 인물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씨와 만났던 여성 2명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진술을 확보해 김씨와의 관련성 여부를 집중 추궁중이다.
실제 김씨의 전 처형인 B(33)씨와 전 애인 C(35)씨가 경기도에서 실종된 뒤 아직까지 생사조차 알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에 따라 경기도 해당 경찰서에 2000년부터 최근까지 접수된 미귀가자 명단을 요청하는 등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이 이처럼 김씨의 범행을 입증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가운데 김씨가 강호순과 ‘닯은 꼴’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김씨의 경우 실종신고를 접수받고 수사를 벌인 경찰이 자신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긴급체포해 밤새 조사를 벌였으나 혐의사실을 부인했다.
경찰은 그러나 김씨의 집에서 발견된 노끈과 A씨를 담은 포대를 묶은 노끈이 같다는 점을 집중 추궁해 범행을 자백받았다.
경기도 서남부 일대에서 여성 7명을 살해한 강호순도 처음에는 혐의를 극구 부인했으나 경찰이 강씨의 트럭에서 확보한 DNA와 2008년 실종된 김모씨의 DNA가 같다는 점을 집중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또 김씨는 3차례나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으며, 2007년부터는 혼자 생활하면서 여러 여성과 사귄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도 4차례나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며 심한 여성 편력을 보였다.
경찰은 특히 김씨 집에서 음란물 동영상과 서적 등이 발견되는 등 성적 집착이 강했다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에 따라 강씨와 같이 자신의 성적 욕구를 해결한 뒤 계획적으로 유인해 살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김씨가 버스기사로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지인 명의로 구입한 최고급 승용차인 벤츠를 타고 다니는 것은 물론 인터넷 동호회 활동을 한 점으로 미뤄 고급차를 몰고 다니며 많은 여성을 유인한 강씨와 유사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강씨 수사에 많은 역할을 한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를 지원받아 김씨의 심리상태, 연쇄살인 가능성 등에 대해 집중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다각적인 접촉을 하는 한편 묵비권을 행사하는 김씨를 상대로 친인척을 면담시키는 등 심리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실종 사건이 워낙 시간이 흘러 증거확보가 쉽지 않은데다 김씨 ‘입’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김씨를 둘러싸고 여러가지 의혹이 있어 다각적인 방법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구체적인 것은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