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대원으로 교통사고 등 각종 현장을 누빈 지도 이제 2년이 되어간다.
구급차는 이제 내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언제 어디든지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현장에 기꺼이 달려갈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우리 애마를 향해 가끔 눈살을 찌푸릴 때가 있어 아쉬울 때가 있다.
바로 긴급차량임을 멀리서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켜 둔 경광등, 타차량에 대한 경계와 출동 중이라는 것을 알리는 사이렌 때문이다. 환자를 이송 중인 구급차의 사고를 예방함은 물론 도로의 다른 차량을 보호하기 위한 경광등과 사이렌인 것을. 사람들은 눈이 아프고 시끄럽다는 이유로 핀잔을 주곤하다.
실제로 얼마 전, 가족이 화장실에서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을 하는데 차량 정체로 교차로 인근에서 정차 중인 구급차로 택시기사 한 분이 오시더니 “눈이 아파서 도저히 참을 수 없으니 경광등을 꺼 달라”고 말씀하셨다.
순간 죄송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긴급을 요하는 구급출동이 우리 가족, 이웃을 위한 출동이라고 생각했더라도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에 조금은 씁쓸했다.
응급환자를 위한 출동, 화재출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시민들을 위해 경광등과 사이렌을 꺼주는 에티켓이 구급차에게 필요하다면 1분 1초를 지체할 수 없는 현장출동을 하는 구급차를 향해 무사히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여유 섞인 격려의 눈길을 보내주는 시민의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