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에 따른 거취 문제와 관련해, 12일 대표 자리에 연연하지 않지만 지금은 정지작업을 해야 한다며 때가 되면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일부에서는 당 대표직을 갖고 출마해야 한다는 기류가 있지만 절대로 당 대표직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대표는 “지금은 좀 정지작업을 해야 될 게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좀 지나면 결단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식출마 시기에 대해서는 “지금 선거가 두 달 반이나 남았고 아직 양산을 가보지도 못했다”며 “이미 결심은 했고 적당한 시기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천과 관련해서는 “공천심사위에서 여러 자료를 갖고 판단할 것이며 내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위치에 있지도 않다”며 “나와 같이 출마 의사를 표시한 사람에게 공천을 주는 것은 전략공천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의 이날 발언은 당장 대표직을 내놓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며 적절한 시점이 되면 사퇴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표가 고심을 거듭하는 동안 당 내에서도 치열한 설전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친이계와 친박계가 분명한 입장 차를 보이면서 당 내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 대표는 11일 열린 당청회동에서 “한나라당 의원의 입각 문제를 요청했는데 명수를 정해서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당 소속 의원들이 되도록이면 많이 입각하는 것이 당정관계에 긴밀한 협조와 공고한 당정 공동노력의 표현으로서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친이계에서는 ‘대표직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박 대표가 대표직을 갖고 출마할 경우 민주당의 정권에 대한 ‘중간심판론’의 성격을 짙게 할 것이고, 만일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이날 한 방송사라디오에 출연 “당 대표직을 갖고 출마하는 부분은 결국 민주당에서 들고 나올 정권에 대한 ‘중간심판론’에 대한 논거를 더 강화시켜줄 우려가 있고 또 굉장히 당에 부담이 될 수가 있다는 입장들이 굉장히 보편적인 것 같다”며 대표직 사퇴론을 강하게 주장했다.
공성진 최고위원도 “다른 라디오 방송에 출연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는 선거에 당 대표직을 걸고 나가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다”며 사퇴론에 힘을 실었다.
반면, 친박계에서는 대표직을 유지한 채 출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표직을 내놓을 경우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정계 복귀 가능성을 높게 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박 대표가 공천을 받을 때까지는 대표직을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