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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하의도 슬픔에 잠겨

김부삼 기자  2009.08.18 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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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알려지면서 고향인 전남 신안군의 자그마한 섬 하의도가 침통함과 비통함에 잠겼다.
폐렴 증세로 입원한 이후 수차례 건강이 악화됐다는 소식을 접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던 주민들은 끝내 소생하지 못한채 서거한 것에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4월, 14년만에 이희호 여사와 함께 고향을 방문한 김 전 대통령을 만났던 주민들은 “고령과 오랜 병환으로 다소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은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덕봉강당을 관리하고 있는 박경단 할머니(78)는 “저 번에 왔을 때에도 그리 건강한 모습은 아니어서 마음이 아팠다”면서 “그 때가 마지막이 될지 몰랐다”고 슬퍼했다.
덕봉강당은 DJ가 하의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한문학을 공부했던 곳으로 훈장인 초암 김연 선생이 김 할머니의 시할아버지이다.
덕봉강당에는 지난 4월 김 전 대통령 내외의 하의도 방문시 스승인 김연 선생 영전에 바친 조화가 시든채 쓸쓸히 놓여 있었다.
복원생가가 있는 후광리 성현숙(42·여)씨도 “이 여사님과 함께 생가를 방문했을 때 감회가 새로웠는지 대통령님께서 눈물을 글썽이는 것 같았다”면서 “휠체어를 타고 생가를 둘러볼 때에는 만감이 교차한듯 얼굴이 상기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의3도 농민운동기념관에서 만난 정추곡씨(50.여)는 “가슴이 아프다. 10년만 더 살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정씨는 “기념관 개관식날 손을 잡을 때는 감동해서 눈물이 났다”면서 “지역민의 오랜 설음을 해결해 주신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