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18일 신촌 세브라스 병원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이희호 여사의 손을 붙잡고 오열했다.
부쩍 수척해진 모습의 권 여사는 이날 오후 9시쯤 아들 노건호씨,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참여정부 인사와 함께 빈소를 찾아 이 여사와 슬픔을 나눴다.
이 여사의 두 손을 꼭 잡은 권 여사는 10여분간 대화를 나누면서 북받친 목소리로“겹쳐서 이런 슬픈 일이 일어났다”면서“강해지셔야 한다, 오래 사셔야 한다”며 힘을 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함께 자리한 아들 노건호 씨가 보다 못해 손수건을 다시 챙겨줄 정도였다.
권 여사는 생전에 김 전 대통령을 찾지 못한 것에 대해선 “대통령에 계실 때 찾아뵙고 말씀드려야 하는데 찾지 못해 죄송하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에 이 여사는“멀리서 오신 걸 알면 (김 전 대통령이) 대단히 기쁘게 생각하실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남 출신 정치인으로서는 드물게 김 전 대통령을 지지했고 민주투사로서 파란만장한 시절을 함께 한 노 전 대통령이었기에 김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 “내 몸의 반쪽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며 가슴 아파했다. 불과 3개월여 만에 ‘남은 반쪽’이 생을 놓는 날, 두 여인은 서로의 기구한 운명을 동병상련의 정으로 다독였다.
김 전 대통령 측 최경환 비서관은 “눈물이 그치지 않아 많은 얘기를 나누진 못했지만 깊은 애도와 위로, 감사의 뜻을 나눴다”고 전했다.
한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는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를 비롯한 5곡의 추모곡이 흐르게 된다.
최경환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이희호 여사와 손잡고 즐겨 부르던 솔아솔아 푸른 솔아, 그리운 금강산, 우리의 소원은 통일, 선구자, 만남 등 5곡을 공식 추모곡으로 사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최 비서관은 또 “분향소에는 민주당 당직자, 의원 등이 상주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서울광장에는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이 담긴 영상이 추모영상으로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