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일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을 위해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포함된 6명의 '특사 조문단' 명단을 남측에 통보했다.
북측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이날 김대중평화재단측에 이같은 명단을 통보해왔으며, 재단측은 이날 오전중 통일부에 남한 방문 신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조의를 표하기 위해 보내는 ‘특사 조문단’ 은 김기남 당 비서를 단장으로 21일부터 1박2일간 서울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 조문단이 “국방위원회 위원장 김정일 동지의 위임에 따라”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하게 된다고 밝혔다.
북측 조문단은 21일 오후 특별기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통해 서울을 방문해 1박2일 일정을 보낸뒤 귀환할 예정이다
북한의 최고위급 조문단이 서울 방문 일정을 1박2일로 결정함으로써 조문단의 방남을 계기로 남북 당국 간 고위급 접촉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김기남 비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최근 공식활동에 대부분 수행하는 최측근으로 선전선동과 역사문제를 담당하고 있다.
김 비서는 지난 2005년 8.15 민족대축전 참가차 서울을 방문한 길에 국립현충원 을 참배하는 파격을 연출했으며 당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폐렴증세로 입원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하기도 했다.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통전부장(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 겸임)은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주역으로 남한 정권이 바뀐 뒤 기존 대남 라인이 대거 숙청되는 과정에서도 건재를 과시하는 ‘실세 중의 실세’다.
한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장례가 ‘6일 국장(國葬)’ 으로 확정된 가운데, 김 전 대통령의 공식 빈소가 국회로 옮겨진다. 이에 따라 임시 빈소가 마련된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이날 정오쯤 입관식을 한 뒤 김 전 대통령의 시신은 국회로 운구될 예정이다.
입관식은 서교동 성당의 윤일선 주임 신부 주관으로 유가족만 참석한 채 비공개로 거행된다. 이후 유가족과 정치활동을 해왔던 동교동계 인사, 비서진들이 참석하는 참관의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최경환 공보비서관은“수의는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김 전 대통령 생전에 준비해 둔 것을 쓸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김 전 대통령이 영면하게 될 관은 향나무 재질로 관 양 옆과 위에 대통령 문양인 봉황무늬가 새겨 있다”고 말했다.
입관식이 끝나면 김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관은 운구 절차에 따라 공식 빈소 국회로 이동하기 위해서 캐딜락 운구차량 1대와 이희호 여사가 탄 차량이 뒤따를 예정이다. 그 뒤에는 유족과 비서진들이 탄 버스와 수행차량 3대가 동반한다.
김 전 대통령의 손자 김종대(23)씨가 영정사진을 들고 운구차량 조수석에 착석하며, 뒷자리에는 차남 김홍업와 삼남 김홍걸 씨가 타기로 했다.
임시 빈소인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빈소는 오후 1시까지 유지한 뒤, 조문 준비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후 3시 이후 국회 광장에서 일반 조문이 가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