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스포츠계가 시끄럽다. 축구대표팀 차출문제라든지 정수근 선수의 음주파문 관련 퇴출사건, 배구대표팀의 몰락 등 어수선한 가운데 프로경기 심판의 편파판정과 관련한 TV 방송사의 객관적이지 못한 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1회초 무사에 주자는 1루에 있는 상황. 다음 타자 안타 때 1루 주자는 3루까지 진출한다. 이 때 공은 3루로 중계되고 주자는 아웃! 이 때 주자가 세이프였다면 무사에 주자는 1, 3루로 절호의 기회가 돼서 초반 대량득점을 통해 경기 전체를 승리로 이끌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순간의 판정 하나로 공격하는 팀에게 선취점은 고사하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어 결국 경기를 망치게 되는 상황을 초래한다.
특히 흐름에 민감한 야구경기는 위와 같은 판정 하나로 경기의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음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지난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두산의 경기가 바로 그랬다. 1회초 한화 공격. 무사에 1루 주자 이여상 선수는 다음 타자 김태완의 좌전안타 때 3루로 내달린다. TV 중계 화면상으로 두산의 3루수가 명백하게 공을 떨어뜨린(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글러브로 공을 포구하지 않고 공을 옆구리에 어정쩡하게 끼고 있는) 장면이 전파를 탔고 웬만큼 야구를 아는 이라면 누구도 알 수 있는 세이프 상황임에도 3루심은 아웃을 선언한다.
가까이 다가가서 정확하게 글러브로 공을 포구했는지 그리고 태그가 되었는지 확인하기보다 먼발치에서 판정한 3루심의 오심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김태완 선수는 이 하나의 오심에 마음이 상했던지 이범호의 안타 때 홈에 무리하게 쇄도하다 상대편 포수와 충돌, 손목에 부상을 입고 중간에 교체되고 만다.
어느 종목이나 심판의 편파판정 또는 오심이 심심찮게 도마 위에 오르곤 한다. 혹자는 오심 또한 경기의 일부라고도 한다. 다만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TV 중계를 하는 방송사의 객관적이지 못한 태도다.
심판도 인간일진대 더러는 정확하지 않은 판정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날의 경기를 중계한 방송사는 문제의 장면인 3루수가 공을 떨어뜨린 느린 화면이 나가자 황급히 다른 화면으로 바꿨고, 캐스터와 해설자는 경기와 관계없는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재빠르게 옮겨가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다.
오심의 장면을 미처 보지 못했다면 자격미달이요, 알고도 외면했다면 양심불량이 된다. 야구를 수 십 년 했다는 해설자는 과연 “아! 공을 떨어뜨렸네요. 심판이 미처 보지 못했군요” 정도의 지적을 할 용기도 없는 것일까?
수많은 시청자의 눈을 가리면서 토크쇼를 방불케 하는 말장난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방송사의 저질스런 중계태도를 지적하며, 심판의 오심을 슬쩍 등 뒤로 숨겨 주는 방송사의 공공연한 행위는 이제 즉각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