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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사실주의극의 재발견과 그의 가능성

김부삼 기자  2009.09.03 1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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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이와 삼이 오는 10월 5일부터 11월 1일까지 나온씨어터에서 강원도 시동에 있는 양복점에서 평생 양복을 만드는 이의 삶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연극<시동라사>를 공연한다.
연극 <시동라사>는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당시 한국적 사실주의극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당선 당시 잔잔하면서도 세밀하게 모든 인물들이 움직이고, 대사 하나하나가 어렵지 않으면서도 상징성을 담고 있는 리얼리즘의 극치를 표현했다고 높게 평가 받았다. 2008년 10월 공연에서도 역시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에 모두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었다.
연극 <시동라사>는 강원도의 시동에 있는 양복점에서 평생 양복을 만드는 이의 삶을 사실적으로 재현함으로써, 사실성이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유머를 잘 그려내고 있다.
세상의 흐름에 편승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오히려 신선한 경험을 할 수가 있다.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한 길을 걷고 있는 장인의 모습은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줄 것이다.
연극 <시동라사>의 주인 임공우는 시대의 흐름에 합류하지 못하고 경제적 능력도 없는 남자이다.
<시동라사>에는 치밀한 갈등 속에서 소외된 자의 위태로운 일상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상징적인 언어들,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사건의 징조들, 그리고 심리적 갈등이 극을 무게 감 있게 이끌어 간다. 과거에 매여 사는 인물, 은밀한 삼각관계 등은 리듬감 있으면서도 힘있게 그려진다.
연극 <시동라사>의 또 다른 재미라고 하면, 극 전체에 사용되는 강원도 사투리를 들 수 있다. ‘시동’은 실제 강원도에 있는 지명으로 사실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등장인물들은 사실감 넘치는 강원도 사투리를 구사한다.
소박하면서도 맛깔 넘치는 강원도의 사투리는 연극 <시동라사>의 재미가 될 수 있다. 또한, 춘천에서 온 도시국장의 서울말과 대비를 이루며, 극적 긴장감을 더하는 데에도 한 몫을 한다.
강원도 홍천의 한 소읍, 시동에 있는 양복점 '시동라사'는 세탁소에 가깝다. 주인 임공우는 자신의 양복기술에 대단한 자부심과 애착을 가지고 있지만 5년이 넘게 양복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주문하는 손님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아내 강정옥과 함께 근처 군부대와 상가에서 맡기는 옷을 세탁하고 수선하는 것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 양복 손님이 다녀간 5년 전부터 임공우가 사냥을 나가면 강정옥은 풍금을 연주한다. 그러던 어느 겨울, 도청 도시국장인 성현기가 출장을 가던 길에 급히 코트의 단추를 새로 달기 위해 시동라사로 들어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