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획위원회 등이 발표한 IT코리아 5대 미래전략으로 대한민국이 새로운 도약 기회를 맞았다. 인터넷 최강국의 자부심, IT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관심으로 다가올 IT 미래 세상에 한걸음 빨리 도달할 것이다.
미국 개발자와 일하게 됐다. 스마트폰으로 메일을 주고받고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음악 감상에 동영상 관람… 갑자기 그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받고 게임까지 하는 것을 보고 "당신은 미래에서 왔는가"하며 떡실신.
미국의 경력 5년차, 나름 고급 개발자와 일하게 됐다. 나 혼자서 DB, CS로직, HTML 심지어 포토샵으로 이미지까지 편집하는 것 보고 "당신의 정체는 뭔가. 우리 회사 전체가 다 하는 일을 혼자서 다 하고 있다"며 떡실신.
인터넷 유머 '외국인 떡실신' 시리즈 IT 버전의 한 토막이다. 관용구인 '떡이 되다'와 '실신'이 합쳐진 인터넷 신조어 '떡실신'은 가벼운 뉘앙스에도 불구하고 이제 언론에서까지 사용하는 용어다.
적당히 부풀려진 이 유머에는 외국인들을 '떡실신'하게 만드는 한국의 놀라운 기술력, 일상이 된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해 잠시 잊고 있던 IT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담겨 있다.
정보기술(IT)의 핵심인 인터넷은 산업뿐 아니라 한국인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아니, 어쩌면 한국인의 특성이 인터넷에 영향을 끼친 것인지도 모른다.
한국인의 특성과 IT문화와의 연관성을 분석한 저서 <디지로그>를 펴낸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한국인의 단점으로 지적돼온 '빨리빨리 문화'가 오히려 초고속 인터넷 시대 도입을 촉진했다"면서 한국인의 특성이 IT 시대를 꽃피우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된 점에 주목했다.
이제 한국인과 한국을 말할 때 IT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요소이고, 한국의 경쟁력을 말할 때도 IT는 핵심요소다.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미래기획위원회 주재 ‘IT코리아 5대 미래전략’ 보고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IT의 힘"라고 한국의 IT산업을 평가했다. IT코리아 5대 미래전략 수립 … IT특별보좌관 신설도
대통령이 이 같은 화두를 던진 것은 이날 보고회에서 향후 우리나라 IT산업이 나아갈 5대 전략이 제시된 것과 관계가 깊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미래기획위원회가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와 공동으로 선정한 IT융합, 소프트웨어, 주력IT, 방송통신, 인터넷 등 5대 IT전략 분야에 대한 미래 비전과 실천전략이 제시됐다.
IT산업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 속에는 IT정책의 핵심이 담겨 있다. 자동차와 조선 등 '굴뚝산업'으로 평가받는 전통 제조업과 IT산업을 융합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킴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하자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IT정책은 출범 초기부터 ‘IT융합’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과거 정보통신부의 기능을 지금의 지식경제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이관한 것도 IT융합과 방송통신융합을 추진할 수 있는 체제 구축을 위해서다.
세간에는 정보통신부의 해체를 둘러싸고 'IT 홀대론'이 나돌기도 했으나 정부는 지난해 9월 IT융합 전통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자동차, 조선, 건설, 섬유, 국방, 항공, 의료, 교육을 IT 융합 전통산업으로 육성키로 한 바 있다. 또 지난 1월에는 IT융합기술 연구개발(R&D) 투자를 올해 전체 4.5% 수준에서 2013년에는 1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수립하는 등 IT산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 IT코리아 5대 미래전략 보고회에 앞서 대통령IT특별보좌관이 신설된 것도 정부가 IT에 쏟는 관심을 방증한다.
이번에 발표된 IT코리아 5대 미래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오는 2013년까지 모두 1백89조3천억원이 투자된다. 특히 IT융합을 통해 국내 생산이 1조원 이상인 자동차, 조선, 에너지, 항공, 국방, 로봇 등 10대 전략산업을 창출할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주력 IT 제품의 '세계적 공급기지'로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의 세계 1위 달성을 목표로 민관 공동의 차세대 메모리 R&D를 추진하고 세계 시장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이동통신 특허·표준을 선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프트웨어산업도 육성 대상이다. 정부는 2013년까지 국내 8개 IT 서비스 및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업을 글로벌 1백대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소프트웨어 장학생 선발 등을 통해 차세대 소프트웨어 리더를 양성하고 휴대전화, 개방형 모바일 운영체제(OS)도 민관 공동 개발이 추진된다.
이와 함께 와이브로(WIBRO·휴대무선인터넷)와 인터넷TV(IPTV), 3DTV 시장의 조기 활성화를 목표로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이 추진된다. 2010년까지 전국 모든 교실과 육해공군 병영생활관에 IPTV가 연결된다. 또 2012년까지 아날로그 TV방송을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고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계기로 3DTV 실험방송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 2012년까지 현재보다 10배 빠른 초광대역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미래 인터넷 개발에 본격 착수하게 된다.
정부는 이 같은 IT 미래전략이 차질 없이 이뤄진다면 IT산업의 각 부문 간 균형발전이 이뤄지고 2010년 잠재성장률이 0.5% 포인트 상승하는 등 미래 한국경제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국내 8개 기업을 글로벌 1백대 기업으로 키우고, 반도체 등 3대 주력 IT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 달성, 차세대이동통신(4G) 시장 선도 등이 실현되면 IT가 한국의 경제성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지식경제부 전상헌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이미 지난해부터 가동을 시작한 IT융합발전 전략으로 조선, 자동차 등 일부 분야에서 결과물이 가시화되고 있고 휴대전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업종에서도 IT 고도화전략 기반구축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며 "향후 민관이 협의해가며 5대 핵심 IT산업의 부가가치와 생산성을 높이고 기술 우위시장 구조를 확립해나갈 것이다. 특히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되지만 가장 취약한 소프트웨어산업 육성을 위해 인력 양성, 제도적 미비사항 개선 등으로 적극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