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도로에 대한 투자가 교통혼잡이 심한 곳보다 덜한 곳에 편중돼 투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통연구원의 ‘2007년 전국 교통혼잡비용 산출과 추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07년 교통혼잡비용은 약 25조6000억원으로, 그 중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발생한 교통혼잡비용이 약 14조3000억원으로 전국 교통혼잡비용의 55.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도로에 대한 투자는 교통혼잡이 극심한 수도권에 투자되어야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이 국토해양부가 제출한 ‘전국 시·도별 도로투자 지원실적’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전체 도로에 대한 투자의 2/3 이상이 교통혼잡이 극심한 수도권이 아닌 비수도권에 투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에는 총 19조4093억원이 도로에 투자됐는데, 그 중 12조8020억원이(66%) 비수도권에 투자됐으며, 수도권에는 34%에 불과한 6조6073억원이 투자됐다. 2006년에는 수도권에 26.8%만이 투자되었고 비수도권에 73.2%가 투자되어 그 편중이 극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도로에 대한 투자가 교통혼잡이 심한 수도권이 아닌 비수도권에 편중되고 있는 것은 국비의 투자가 비수도권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에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비로 도로에 투자한 실적을 살펴보면, 서울, 인천, 경기도가 지방비로 도로에 투자한 금액이 2조9118억원으로 비수도권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비로 도로에 투자한 금액 2조8538억원보다 많았다. 지난 4년간의 실적을 보면, 2006년을 제외하고는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의 도로투자실적이 더 많았음을 알 수 있다.
반면, 국비의 경우 2008년에는 전체 국비의 76.5%에 해당하는 7조7856억원이 비수도권에 투자됐으며, 수도권에는 23.5%에 해당하는 2조3875억원이 투자됐다.
2005년 국비의 도로투자가 수도권 15.5%, 비수도권 84.5%였던 것에 비해 다소 개선되어 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국비의 투자가 비수도권에 편중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비수도권 도로에 대한 투자액에서 국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7년 58.6%, 2008년 60.8%로, 60%안팎에 달하고 있지만, 수도권도로 투자액에서 국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7년 31.9%, 2008년 36.1%로, 3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문제점은 정부의 보고서에도 잘 나타나 있다. 국토해양부의 ‘도로분야 제도개선 및 도로법령체계 정비방안’에 따르면, “참여정부 기간 중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여파로 수도권에 대한 도로교통부문의 투자가 저조해 수도권 교통문제가 악화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상은 의원은 “도로정책의 목적이 교통혼잡을 해소해 물류비용과 교통혼잡비용을 줄이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도로투자는 정반대로 이뤄지고 있다” 면서 “우리나라 인구의 50%이상이 살고 교통혼잡비용의 50%이상이 발생하는 수도권의 교통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