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한 K-9 자주포 핵심부품 제조업체가 단가를 부풀린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수원지검 여주지청(지청장 안태근)은 지난 7일 K-9 자주포의 핵심부품인 서브실린더를 납품하는 외국계업체인 한국무그 이천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한국무그가 서브실린더 700여개를 자주포 제조사인 삼성테크윈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단가를 2배 정도 부풀려 개당 650만~1250만원씩 모두 40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주지청 관계자는 “국민권익위원회로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제보가 들어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회계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압수물품을 분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원청업체인 삼성테크윈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전격적인 압수수색은 단행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방위산업과 관련된 기밀자료들이어서 임의제출 방식으로는 업체측이 자료를 제출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압수수색 형식을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테크윈이 피의자인지 피해자인지도 아직 분명치가 않다”며 “삼성테크윈이 가진 자료가 오래됐고 방대해 문제의 실린더 관련자료를 찾아내는 게 만만치 않아 자료 제출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우선 한국무그에서 압수한 자료를 분석해 혐의가 드러날 경우 한국무그와 삼성테크윈에 이어 방위산업청까지도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썬더(Thunder)‘란 별칭을 가진 K-9자주포는 포병 화력을 강화하려고 지난 1989년부터 10년간 연구 끝에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에 성공, 2000년부터 배치됐다.
대당 가격은 37억여원으로 2001년 터키에 10억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시작으로 중동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과도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