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가 문화공원 리모델링 공사 준공 기념으로 가진 행사와 음악회가 부실공사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열려 무리한 행사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구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악천후 속에 지역 주민과 동원된 공무원 등 약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약 38억원의 거액을 들여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문화공원 준공기념 행사와 열린음악회를 열었다.
그러나 남무교 구청장이 말한 1만여명의 주민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한 이번 공연은 공사가 끝나지도 않은데다 부실 공사로 인한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상태로 기념식 행사를 개최해 과연 누구를 위한 행사냐는 주민들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이 같은 상황은 이미 이날 오전에 예견돼 있었다.
행사 한참전인 오전 11시경에 공원 잔디밭에 폐나무가지와 쓰레기 등이 널려 있었지만 이를 치우거나 관리하는 공무원 등은 보이지 않고 공사 관계자만 뒷짐을 지고 있을 뿐이었다.
이에 이곳을 지나가던 주민 A(61·옥련동)씨가 폐나무가지와 쓰레기 등이 보기 안 좋고 위험해 보인다며 일일이 폐나무 등을 치워 관계자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문화공원 내의 테니스장 뒤편에 움푹 폐인 산책로 등은 2단계 사업이라는 이유로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주민의 안전을 담보로 선심성 이벤트에 급급해한다는 비난도 일었다.
여기에 공원 옆쪽의 한 아파트 옹벽 위에는 배수가 제대로 안 돼 공원 쪽에서 흐르는 비와 토사를 막기 위해 모래주머니를 쌓아놔 허술한 행정의 한 단면을 보여 주기도 했다.
특히, 구가 심혈을 기울인 워터스크린이 방수 관계로 보이는 누수로 화단이 터져 물과 토사가 야외음악당 입구 램프까지 흘러 물이 차는 등 부실 공사의 극치를 보여줬다.
이에 따라 연수구가 ‘야생의 세계’와 ‘소리의 향연’이란 테마로 리모델링한 문화공원이 ‘부실공사’와 ‘무리한 기념행사 강행’이란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이날 오전 공원을 찾은 주민 B(63)씨는 “뭔가 좀 부족한 거 같고, 공사가 마무리도 안됐는데 기념식과 공연을 서두르는 걸 보니 선거가 눈앞에 다가온 거 같다”며 혀를 찼다.
연수동에 거주하는 C(55)씨도 “거액을 들인 문화공원이 오히려 리모델링 전만도 못하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구 공사 관련부서 관계자는 “2단계 사업이 내년 상반기에 추진될 예정이며, 이번에 확인된 하자부분은 제대로 보수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 행사 관련부서 관계자는 “이번 기념식 행사는 구청장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매년 열리는 문화행사와 연계해 마련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지역 국회의원과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등이 기념 촬영을 한 바닥분수 자리는 화단이 터져 부실공사 논란이 일었던 워터스크린 앞이어서 아이러니컬함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