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박물관으로서의 수원박물관 지난해 10월 영통구 이의동에 문을 연 수원박물관은 ‘수원역사박물관’과 ‘한국서예박물관’, ‘사운이종학사료관’ 3개의 박물관이 합쳐진 종합박물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수원역사박물관은 수원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과거·현재·미래와 주제별로 ▲수원의 자연환경 ▲선사·역사 시대의 변천사 ▲수원로의 개설 ▲60년대 수원만나기 등 크게 4부분으로 구성하고 있다.
과거의 역사와 문화뿐 아니라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현재 수원의 모습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 꾸준한 유물의 수집 활동을 통해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풍부하게 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110만 수원시민과 함께하는 문화관광 도시 수원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서예박물관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최초로 건립한 상설전시 서예 전문 박물관이다. 지난 2003년 유명 서예가인 근당 양택동 선생으로부터 기증받은 유물을 바탕으로 건립을 추진, 현재 6000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서예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서예의 이해’, ‘서예의 감상’, ‘문방사우’ 등으로 구분해 전시하고 영조와 정조가 친히 쓴 어필첩 등 중요 사료를 소장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서예 전문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운이종학사료관은 수원 출신의 서지학자이자 자료수집가인 사운 이종학 선생(1927~2002)으로부터 기증받은 유물과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이종학 선생은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일제강점기의 자료와 금강산, 독도 관련 자료들을 수집했으며, 유족들이 생전에 선생이 수집한 자료 2만 여점을 수원시에 기증했다.
‘조천증행록’, ‘금강산 10폭 병풍’, 수원관련 각종 사진자료 및 서적 등을 전시하고 있으며, 영상관에서는 수원지역의 3.1운동을 중심으로 한 독립운동 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다양한 특별전으로 박물관 품격 높여
지난 4월과 5월에는 한국서예박물관 특별전으로 ‘수원시 서예가 초대작가전’을 열었다.
한국미술협회, 한국서예협회, 한국서예가협회, 한국서도협회 등으로부터 수원시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기증받아 모두 120점의 작품을 선뵀다.
이 자리를 통해 작가들에게는 서로 화합하며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수원시 서예인의 역량을 전국에 알리는 전시회가 됐다는 평이다.
6월에는 역시 한국서예박물관 특별기획전으로 ‘한국 문인화 대표 작가전’을 열었다.
수원시 승격 60주년을 맞아 역량 있는 한국 문인화 대표작가 60인을 초대해 문인화의 진정성과 전통 소재가 가진 상징성을 표현해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8월 시작한 수원시 승격 6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어제가 꿈꾸는 내일’은 연말까지 계속된다.
올해는 수원이 시로 승격된 지 꼭 60년이 되는 해다. 수원시는 해방 이듬해인 1949년 8월15일에 김천, 포항과 함께 시로 승격됐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해 수원역사박물관에서 준비한 것이 ‘시승격 60주년기념 특별기획전 - 어제가 꿈꾸는 내일’이다.
◆110만 수원시민과 함께하는 체험 프로그램, 함께 만드는 수원박물관
수원박물관은 다양한 전시주제와 연계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함께 나누고 지적·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박물관대학을 개설했다.
박물관대학은 역사문화와 관련된 전공분야별 대학교수와 전문가를 초빙해 분야별 전문 지식 이해와 심화 학습으로 진행된다.
20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상·하반기 연 2기로 각기 다른 주제의 강좌가 개설됐다.
올해 상반기 주제는 ‘수원의 역사와 문화’, 하반기 주제는 ‘한국 서예의 이해’다. 12주에 걸친 강의를 수료한 수강생에게는 수료증을 발급하고, 이들은 수원박물관의 전시해설자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박물관에서 발행하는 소식지 등도 받아볼 수 있다.
◆박물관 도록발간
수원박물관이 개관과 함께 상설전시 도록, 기획전 도록 등을 발간했다. 상설전시도록은 수원박물관의 3개관인 수원역사박물관, 한국서예박물관, 사운이종학사료관의 대표 전시유물의 상세한 설명이 수록돼 있으며 영문판도 발간했다. 또 수원역사박물관 개관기획전 ‘근대수원100년’ 도록, 수원시 승격 6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어제가 꿈꾸는 내일’ 도록, 한국서예박물관 개관기념 ‘대한민국서예 초대작가 깃발전’ 도록, ‘수원시 서예가 초대작가전’, ‘한국 문인화 대표 작가전’ 도록을 발간했다. 해외 관광객을 위해 중국어와 일본어 도록도 제작 중이며 어린이 도록도 발간 예정이다.
◆유물기증으로 다양한 사료 소장
지난 9월에는 조선시대의 명필, 석봉 한호가 직접 쓴 것으로 문화재 가치가 매우 높은 온양정씨 조선시대 묘비 2점(정유 1, 정희린1)과 조선시대 정치사 및 서예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는 안동김씨 조선시대 묘지석 5점(김광 3, 김경우 1, 김경우 부인 진주유씨 1) 등 유물 936점을 기증 받았다.
지난 10월에는 전 대한체육회장 민관식 선생 유족들이 정치사, 체육사, 행정사, 개인사 등 각종 사료 1만3000여점을 기증했다. 또 수원예총 김훈동 회장이 1908년 발행된 ‘少年’ 등 잡지 창간호 9472점 등 소장 도서를 기증했다.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박물관
수원박물관은 이웃사랑 실천을 위해 저소득층 자녀들의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해 특별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지난 1월 한달 동안 수원관내의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지역아동센터 등의 초등학생들에게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고 꿈과 희망을 안겨줬다.
9개 기관의 250명이 참여해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를 관람한 뒤, 저학년은 어린이 체험관에서 나만의 체험지 만들기 활동을 하고, 영화관람을 했으며 고학년은 문화교육관에서 흉배티셔츠 만들기 체험 활동을 했다.
◆볼거리 즐길거리 풍부한 어린이체험관 갈수록 인기몰이
“와우.” 어린이체험관을 향한 아이들의 들뜬 목소리가 울린다. 화성을 축성할 때 쓰였다는 거중기를 돌려보며 힘자랑을 하는 아이, 임진왜란 때 거북선과 함께 비장의 무기로 쓰였다는 신기전, 청동화포 불랑기를 만져보며 장군행세를 하는 아이 등 반응도 다양하다.
체험관 안으로 들어서면 첫머리에 누에가 비단옷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예쁜 그림설명과 직접 만져보며 느끼는 코너가 있다. 영조가 정조에게 내린 도장 찍기, 정조가 새해에 수원사람들에게 나눠준 부모은중경 그려보기, 글씨가 없던 시절 새겨놓은 암각화 탁본해보기, 옛날 선비처럼 붓글씨 써보기, 컴퓨터를 통해 조선시대 교지와 호구단자 발급해보기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수원박물관의 전시유물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수원역사박물관에서 1960년대 수원의 옛 추억을 되새긴다. 수원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시코너는 역사박물관 4존의 ‘60년대의 수원만나기’이다. 1960년대 수원의 중심이었던 팔달문 거리를 고증을 통해 복원한 모형관이다.
당시 영화관이었던 중앙극장과 한복집, 양장점, 동네 사람 모두모여 때를 밀었던 공설목욕탕, 수원 제일의 음식으로 발돋움한 수원갈비의 원조 화춘옥, 쌀가게, 생선가게, 전파상 등의 모형이 전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