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학생폭력 세심하고 조심스럽게 풀어야

시사뉴스 기자  2005.05.10 10:05:05

기사프린트

최근 일진회 폭력 서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세간에 학생 폭력이 심각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어떤 학교에서는 여학생들이 동료를 성폭력까지 하면서 돈을 빼앗고 온갖 궂은 심부름까지 시킨다고 한다. 문제는 학생 폭력이 우려의 수준을 넘는데 있다.

 학생 폭력은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하나는 같은 학교 동료 학생들 사이에 집단 따돌림을 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사례다. 또 하나는 졸업생이나 인근 학교 학생들이 공원이나 후미진 장소에서 폭력을 휘두르거나 돈을 빼앗는 사례가 해당된다. 같은 학교나 학급에서 일어나는 집단 따돌림은 상당히 반복적이고도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데 문제가 크다. 대상 학생이 소위 잘난 체 하거나 사회성이 부족할 때 발생한다. 화장실에 가두거나 학교를 파한 뒤 다양한 방법으로 폭력을 휘둘러 괴롭힌다.

  폭력 서클에 가담하거나 협조하지 않으면 주눅이 들어 학교에 다니거나 전학, 혹은 학업을 중단해야 한다. 대부분 가정환경이 불운하거나 결핍된 가정의 자녀들이 많다. 학부모가 섣불리 접근하면 오히려 피해가 클 수도 있다. 핑계나 빌미가 될 수 있다. 공원이나 길거리에서 만나는 불량 학생들은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무엇인가 묻는 척하다가 빌미를 만들고 후미진 곳으로 끌고 들어가서 폭력을 휘두른다. 남학생들에게는 돈을 빼앗고 여학생에게는 서슴없이 성폭력까지 저지른다.
한번 재미를 붙인 폭력 학생들은 장소를 바꿔가면서 만행을 계속저지른다. 덩치가 크거나 힘이 세어 보이는 학생을 시범적으로 두들겨 팬 뒤 겁을 먹은 순진한 학생들에게 돈을 갈취한다.

   공원이나 길거리에서 당하는 폭력은 대낮에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불량학생들 중에는 성인 여성들에게도 지갑을 빼앗거나 성폭력을 저지른다. 요즘에는 주변에 사람이 있어도 외면하는 사례가 많다.
이런 불량학생이 발생하는 것은 TV와 VTR, 불량만화의 발달과 함께 폭력적인 드라마나 영화의 보급이 주된 원인이다.
폭력 서클의 이름도 점점 다양해지면서 잔인성을 더해 가고 있다. 서울의 어느 고교 폭력서클 이름이 ‘중○어사’이었으나 최근 ‘메가박스’ 바뀌었으며, 대구의 어떤 여고 폭력 서클은 ‘익스프레스’로, 수원의 어느 공고는 ‘FM’, 대전의 어느 학교는 ‘아파치’로 바뀌면서 과거 양상과는 또 다른 폭력과 패싸움을 일삼고 있다.

  그러면 학생폭력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방법은 없을까? 손쉽게 생각해 보면 관심이다. 학생들의 폭력은 학생들 스스로 해결할 수가 없다. 우선 학교가 관심을 가져야 하고 부모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도 국가 동량재들을 길러낸다는 뜻에서 도와줘야 한다.
마침 아이들이 2년 동안 유학했던 뉴질랜드 사례를 살펴보자. 오클랜드의 파인허스트 고등학교에 다녔던 딸의 친구도 현지에서 국내에서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한국 유학생들 사이에도 집단 따돌림 현상이 발생했다. 공부가 뒤떨어지는 아이들이 뭉쳐 다녔다.
어떤 아이가 딸의 친구에게 ‘시험 도중에 부정행위를 한다’고 모해성 고자질을 했다. 뉴질랜드 선생님은 상황을 자세히 조사한 뒤 학생과 학부모까지 배석한 자리에서 진상을 규명했다. 그리고 화해를 시켜줬다. 사건 뒤에 집단따돌림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선생님들의 관심이 중요하다. 피상적인 설문조사보다는 선생님과 제자들 사이에 대화가 있어야 한다. 반드시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해야 한다. 선생님들은 교육의 전문가다. 선생님들이 해결 못하면 전문가가 아니다.
선생님들에게는 학부모와 정부 당국의 협력과 협조가 절대로 필요하다. 사직당국에 고발은 물론, 교화돼야 한다. 불량학생을 그대로 두면 결국 우리 사회가 떠안게 된다. 불량하고 부실한 싹이 부실한 꽃과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기억하자.


고대경영학과·대학원경영학과 졸업 I 연세대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 I 한국공공정책연구원장 I 시사뉴스주필(현) I
저서: 시사칼럼집 ‘21세기, 우리민족의 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