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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여성 돈문제 여전

홍경희 기자  2005.09.16 1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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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특별법 시행 1주년을 맞이 했으나 여전히 빚으로 고민하는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많고 아직도 탈(脫)성매매 행위가 음지에서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매매 피해여성의 자활지원 센터인 다시함께센터가 지난해 9월1일부터 1년간 상담한 총 5,249건의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선불금과 관련된 빚 문제가 43.5%로 가장 많았고 탈 성매매와 관련된 상담이 26.2%였다. 그 다음으로 위협(4.6%), 질병(3.8%), 가정문제(2%), 구타(1.5%), 임신 미혼모(1.5%) 등의 순으로 성매매 피해여성들은 고민을 호소했다.

업주 보복 두려워 지원요청도 못해

다시함께센터 자유게시판에 도움을 호소하며 올린 성매매 피해여성의 사례를 보면 성매매 피해 여성이 왜 빚에 시달리게 되는지 그 구조를 알게 된다. 성매매 피해여성 L모씨는 3년 전 카드빚으로 업소에 들어갔지만 버는 건 없고 빚은 늘어만 가 결국 사채에 손을 댔다. 업소 친구들이 보증을 서주고 사채를 빌려 이자를 내고 돌려막기 식의 연속이었다. 그러다보니 업소 여성 대부분이 사채를 쓰는 형식이 될 수밖에 없고 보증선 친구들이 사라져 그 빚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빚은 갈수록 늘어만 가고 사채업자는 가족들까지 위협하며 채무를 독촉했다. 현재 이 여성은 사채빚과 보증, 협박에 시달리면서 빚으로 팔려갈까 봐 신분증도 없애고 도망을 다니고 있는 신세다.

상담조치는 법률지원(29.1%) 등 법적인 지원이 38.6%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론 정보제공(25.5%), 2차 상담권고(16.4%), 의료지원(5.1%), 심리상담(4.1%) 등이었다.

하지만 이런 지원이 성매매 피해여성이 안고 있는 고민을 해결해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시함께센터의 한 간사의 말에 따르면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진 빚은 대부분 선불금 명목인데 처음에 업소에 들어갈 때 차용증을 작성하게 되고 이것이 성매매를 계속하도록 묶어두는 장치 역할을 한다. 빚을 갚지 않으면 “성매매 사실을 집에 알리겠다”는 등의 협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업주들에게 끌려다니게 된다는 것.

다시함께센터는 이런 여성들을 위한 지원으로 형사고소해서 성매매 업소라는 것에 대해 업주들을 처벌받도록 하고, 마지막 단계로 차용증을 무용화하도록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한다. 그러나 다시함께센터의 한 간사는 “업주들이 아가씨를 고용할 때 주민등본 등을 확보해 두고 있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두려워 해 이런 지원이 있어도 보복을 두려워해 지원을 꺼린다”며 “빚으로 고통받는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소 유형별로는 단란주점과 유흥주점 등 식품접객업소가 43.5%로 가장 많았고 성매매 집결지역이 32.5%였다. 그러나 인터넷 채팅을 통한 개인 성매매가 60건(1.1%)으로 전년도 29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