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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째 이야기] 하람이의 영어

시사뉴스 기자  2005.11.09 0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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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람이가 이곳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지가 3달쯤 되어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침마다 울어서 온 학교에 소문이 자자했었답니다.
만나는 엄마마다 오늘 flora는 어떠냐구~~~ 흑흑!!! 엄청 슬펐답니다.
학교가기 싫다구 일요일 오후부터는 머리가 엄청 아파진다구 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게 만들구...
학교갔다오면 선물사준다고 약속해놓고 두어주일은 내내 선물사주구...
학교에서 너무 운다구 전화가 와서 아빠가 학교까지 달려가게 만들구...
에구~~ 지금 생각하면 정말 끔찍했답니다..

이제는 정말 잘 다닙니다...
선생님들하고 친구들하고도 잘 지내고....

오늘 하람이의 영어를 잠깐 공개!!!

1. 하람이가 무거운 물건을 자신의 이층침대로 올리려는데 힘들었나봅니다...

Flora : It's hard... Alex.. Help me....
Alex  : I don't know...
Flora : Alex... You're not helping me... Why? It's hard...
Alex  : I don't know.. Thank you very very much...
Flora : I'm sad... I'm not play you.. fun you.. 이뒤로는 발음을 못 알아듣겠습니다. 분명 영어인디~~
Alex  : I don't know...
Flora : I'm very very angry.. very very angry.. no copy me...
          Oh! Goodness~~~~~
Alex  : No copy me...
Flora : You are me copy..
Alex  : You are me copy...

2. 하람이가 나한테 수수께끼를 낸다고 하길래 당연히 한글인줄 알았는데..

Flora : Mommy.. something brown...
Mom : The door...
Alex  : something 반짝반짝
Flora : A Television....

3. 도현이한테 교복뒤의 자크를 올려달라고 부탁하면서

Flora : Alex.. give me my 쟈~~크(스펠링 찾기가 귀찮아서리~~ㅋㅋ)
Alex  : Ok... Thank you...

4. 도현이한테 왜 나랑 안 놀아주냐고 화내면서

Flora : Alex.. You don't like me... I'm sad... angry... not happy....
Alex  : Ok.. No~~ Thank you....
(도현이는 무조건 Thank you를 뒤에 붙이면 자기가 기분이 좋다는 뜻.....)

이외에도 요즘에는 영어를 제법 쓴답니다...
엉터리 영어가 더 많아서 문제이긴 하지만~~
물론 가끔은 나를 놀라게 잘 하기도 하고
가끔은 말도 안되는 영어를 단순히 단어만 나열하기도 하고
어떨때는 욕을 배워오기도 해서 가슴이 철렁철렁 하기도 하고(욕인지도 모르고 신나서 하니까~~ㅋㅋ)


아무튼 지난 3달동안 엄청 마음 졸이면서 가슴 아파하면서 하람이를 지켜봤는데
이제 너무 잘 해서... 기특하답니다..
아이들은 정말 잘 적응한다더니...
하람이가 이곳에 처음 올때는 유치원에서 간단히 배운 몇마디의 영어만 알고 ABCD도 제대로 몰랐었답니다..... 하람이보다 영어 잘하는 아이들 보면 왜 한국에서 좀더 잘 가르치고 오지 않았나하는 미안함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사실 이곳에 처음 와도 한국에서 부모들이 노력한 아이들은 오자마자 유창하게 하더군요~~ㅠㅠㅠ

그래도 이제는 하람이가 잘 적응해 주어서 너무 기쁘답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영어가 늦게 트여도
다른 아이들보다 키도 작고..눈도 작고.... 목소리가 작아도
다른 아이들보다 잔소리가 좀 심해도
그냥 내 딸이니까 이렇게 잘 지내주는게 참 고맙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