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남북간 긴장 고조로 대북 경계태세가 한층 강화된 가운데 남한에 6년간 정착해 살던 탈북자가 어선을 훔쳐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월북했다.
조업이 금지된 시간대와 통제지역에서 어선이 넘어갔는데도 막지 못해 군의 경계태세에 구멍이 뚫린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군 관계자는 4일 “3일 오후 10시49분께 연평도 꽃게잡이 선원으로 일하던 탈북자 이모(28)씨가 9t짜리 어선을 훔쳐 NLL을 넘어 월북했다”고 밝혔다.
월북 어선은 주간 어업활동을 마치고 부두에 정박 중이었으며 해당 선박에서 일하던 이씨가 키가 꽂혀있던 어선을 훔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북한을 탈출해 2007년 3월 국내에 입국해 정착했다. 이씨는 과거 4차례나 북한을 탈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레이더망을 통해 어선이 서해 NLL에 접근하는 것을 파악했으나 이미 NLL 전방 1㎞까지 접근한 상태여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월북 어선은 연평도 동남방에서 연안을 거쳐 NLL로 향했다”며 “오후 10시46분께 NLL 남방 0.6마일(1.1㎞) 지점에서 레이더로 탐지했다”며 “고속정이 출동했으나 이미 NLL을 월선해 추가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경계태세 문제점에 대해 “공교롭게도 어선이 우리 레이더망 사각지대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은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