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19일 "차기 정권은 장기적으로 한국의 핵무기 개발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재는 "나는 누구보다 한국의 핵보유를 강하게 반대해 온 사람이지만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군림하고 동북아 핵군비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핵우산 동맹국인 미국과의 동맹이 약화되면 우리 스스로 핵능력을 갖춰 이를 억제하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다" 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동국포럼 초청 강연에서 "핵무기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를 개발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핵 잠재력만으로는 북한 핵에 대항할 수 있는 억제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그러면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거쳐 보다 높은 수준으로 핵을 개발할 것이며 한국은 북핵의 볼모가 돼 지금보다 더 북한의 눈치를 보고 무리한 요구에 굴복하고 타협하는 굴종관계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변국의 개입은 한반도의 분단을 영구화 할 뿐 아니라 한반도를 다시 한번 동북아 강대국들의 각축장으로 만드는 것이므로 손놓고 보아서는 안 된다"며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해 주변국의 개입을 견제할 수 있는 힘을 길러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유엔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조치에 동참하고 적극 협력함으로써 핵 폐기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며“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에도 참여하는 것이 당연하고 특히 주 동맹국인 미국과의 빈틈없는 공조와 협력이 절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지금 우리는 정부는 물론 여·야할 것 없이 국민 모두가 단합해 한 목소리로 북에 대해 핵무기 폐기를 강력히 요구해야 하고 일체의 대북지원과 협력을 중단해야 한다”며 “특히 금강산관광사업과 개성공단사업도 관련업체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핵개발에 직접 사용될 수 있는 현금이 제공되는 만큼 일단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전 총재는“차기 정권은 반드시 비좌파 정권으로 정권교체가 돼야 한다”며“대한민국 핵심가치인 자유민주주의의 올바른 이념 위에서 대북정책의 방향과 동맹의 궤도를 제대로 잡아 북핵문제에 올바르게 대처해 우리나라의 생존과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총재는 정계복귀 요구에 대해"내 자신이 뭐가 되겠다 거나 무슨 자리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다만 나라가 위태로울 때 무슨 일이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