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 사태 등으로 인해 남북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촉하고 당국의 허가 없이 북한을 방문한 민주노동당 전 간부와 재야인사 2명이 공안당국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송찬엽)는 26일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민노당 전 중앙위원 이정훈(44)씨를 체포해 국가 보안법상 회합통신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이씨와 함께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재야인사 S씨 등 2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과 국정원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해 3월 S씨등 재야인사 2명과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가 현지에서 활동 중인 북한 대남 공작원과 만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S씨 등 재야인사 2명이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간 혐의도 포착, 이날 새벽께 이씨 등 3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이들의 중국 내 행적과 북한 공작원의 접촉 경위, 북한에서의 할동 내용 등을 수사하고 있다.
이씨는 고려대 재학시절 삼민투위원장을 지낸 이씨는 1985년 미국 문화원 점거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옥고를 치렀다. 이씨는 또 통발어선 선원으로 일하던 99년 5월 독도 근해에서 조업하다 동료선원들을 흉기로 위협하고 감금한 채 월북을 시도한 혐의로 구속돼 2000년 3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최근에는 인기 영어 교재의 저자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한편,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즉각 성명을 내고 "국정원이 이씨를 체포하면서 공작원을 접촉했다고 했을 뿐 어떤 구체적인 정황도 제시하지 않았다. 북미간 첨예한 대결과 남북 간 경색 국면이 조성되자 벌어진 이번 사건은 신(新)공안 분위기를 만들어 반북, 반통일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국정원의 음모"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