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자택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한 4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7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집에 전화를 걸어 살해하겠다며 협박한 혐의(협박 등)로 김모(4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1일~25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이 전시장의 집에 하루 2~3차례씩 10여 차례 전화를 걸어 집에 있던 가정부 장모(61.여)씨에게 '죽여버리겠다'거나 '교회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 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씨는 이와 함께 슈퍼와 식품점 등에 전화를 걸어 이명박 시장의 집에 수차례 배달을 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시장측은 처음 장난전화로 생각했지만 협박전화가 계속 걸려오고 주문하지도 않은 물건까지 배달되자 지난 21일 신고를 받고 전화를 역추적, 잠복 수사 끝에 26일 밤 김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이 전시장의 집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의 화면을 통해 김씨의 얼굴을 확인하고 전화번호 추적을 통해 김씨가 자신의 집 근처인 양천구 목동 인근에서 공중전화로 협박했다는 사실을 파악, 현장 잠복근무 끝에 김씨를 검거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이 전시장이) 대선출마를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협박 전화를 했다"고 말했으며 김씨의 집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적힌 메모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 정신 이상이 의심된다"며 "일단 배후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각하라고 표현하는 등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열성지지자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