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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혜 “1인2역 스스로에게 흥분했다”

MBC 주말극 '금 뚝딱' 주인공 맡아 시청률‘잭팟’…“2세 계획은 2년후에”

이상미 기자  2013.09.26 09: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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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이상미 기자] ‘몽희’와 ‘유나’를 통해 연기에 대한 자신감을 다시 얻었다. 노력하면 된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배우 한지혜(29,사진)는 MBC TV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에 연기 열정을 마음껏 쏟아냈다. “아쉽거나 섭섭함보다는 모든 짐을 내려놓는 것처럼 홀가분한 기분”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만큼 배역에 푹 빠져 살았다.

한지혜는 밝고 꿋꿋하게 사는 ‘몽희’와 도도하고 차가운 재벌집 며느리 ‘유나’를 오가며 1인2역을 소화했다. 쉽지는 않았다. 그는“처음 대본보고 ‘멘붕’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1인2역 도전에 나섰지만 어떻게 풀어낼지 막막했다. 어설프게 했다가는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것이 뻔했다.

한지혜는 “흰 종이에 몽희와 유나를 나눠 각자 캐릭터에 맞는 그림을 그려봤다. 몽희 캐릭터를 완벽하게 잡은 다음 유나를 분석해 대본을 연습했다. 시청자들에게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갖은 방법을 다 썼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처음에는 대사가 입에 붙지 않았다. 한마디씩 끊어서 촬영했다. 이후 날 선 감정들이 조금씩 나오면서 편해졌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후반부다. 쌍둥이 자매인 몽희와 유나의 잦은 만남 탓이다. 둘이 같이 등장하는 한 장면을 촬영하는데 무려 3시간이나 걸렸다. 세트와 야외 촬영까지 진행하면 6시간이 소요됐다. 그는 “정말 탈출하고 싶을 정도였다. 연기가 힘든 게 아니고 나 때문에 다른 배우들이 마냥 기다리는 것을 볼 수가 없었다. 스트레스도 받고 화도 나고 미안하기도 했다”는 고백이다.

시청자들의 사랑으로 마지막까지 힘을 냈다. 최종회 시청률 22.3%(닐슨코리아 집계)를 찍었다. 전작인 ‘아들 녀석들’의 마지막회 시청률 9.2%와 비교된다.

드라마와 관련된 기사와 댓글 보는 재미도 생겼다. 그는 “데뷔 12년, 내가 하는 작품 가운데 가장 많은 칭찬을 받은 것 같다” 고 말했다

‘금 나와라 뚝딱!’은 한지혜에게 성장과 성취감을 안겼다.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것들이다. 한지혜는 “잠을 못 자고 촬영을 해도 신이 났다. 무엇보다 피드백도 좋고 시청률이 잘 나와 너무 행복했다.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전했다.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몽희의 후반 캐릭터를 살리지 못한 데 따른 아쉬움이다. “무기력했다. 50부작, 호흡이 길다 보니 처음 캐릭터가 일관성 있게 유지되지 못했다. 현실적으로도 쉽지 않았다”며 “그런 답답함을 유나를 통해 풀어냈다”고 말했다.

‘몽희’ 캐릭터가 전작인 MBC TV 드라마 ‘메이 퀸’의 ‘해주’ 역할과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유나를 통해 한지혜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사실 감독들이 나의 가능성을 몰라준다. 내가 뭘 잘하는지, 그동안의 캐릭터만 보고 캐스팅이 들어온다”고 섭섭해하기도 했다. ‘몽희’와 ‘해주’ 캐릭터의 차별화를 위해 극 초반 연출자와 의견대립도 있었다.

6개월을 한 작품에만 매달린 한지혜는 유럽으로 20여일간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재충전을 위해서가 아니다. “열심히 돌아다니고 먹고 보고 새로운 영감을 받아서 올 생각이다. 내가 잘하는 것이 뭔지 다시 한 번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MBC 연기 대상’에 대한 욕심은 “있다.” 한지혜는 “배우라면 그런 목표는 있어야 하지 않나”라며 “사실 연기 대상 받는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2010년 결혼했지만, 아직 아기는 없다. 그는 “지금이 전성기여서 일 좀 더 하고 2년 뒤에나 낳을 생각”이라며 수줍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