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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訴취하 ‘혼외자’ 진상규명 어떻게 될까?

강신철 기자  2013.09.30 18: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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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신철 기자] 채동욱 제39대 검찰총장이 30일 공식 퇴임한 뒤 혼외아들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에 적극 나설 방침임을 재천명했다.

채 전 총장은 이날 퇴임식을 마친 직후 법원에 조선일보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취하했다. 소 취하서는 언론 전담 재판부이자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부장판사 배호근)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내달 16일로 예정됐던 첫 변론기일 등 본격적인 법정공방은 당분간 이뤄지지 않게 됐다.

채 전 총장이 소를 취하한 배경은 유전자검사 없이는 재판 과정에서 지루한 진실공방과 근거없는 의혹 제기만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혼외자 의혹 보도 이후 사표 수리까지의 심경이 '큰 딸을 잃었을 때 겪었던 뼈아픈 아픔보다도 감내하기 어려웠던 고통'이라고 호소하며 장기간 소송 과정에서 가족에게 같은 고통을 겪게 할 수 없다는 점도 이유로 제시했다.

대신 진실을 규명할 열쇠인 유전자검사를 실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후 결과가 나오면 별도의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퇴임사에서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였다”는 것 외에 혼외자 의혹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지만, 공직을 벗고 자연인으로 돌아간 만큼 발 벗고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셈이다.

채 전 총장이 소를 취하한 것은 법원 역시 당사자, 즉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11)군의 법정대리인인 임모(54)씨의 동의 없이는 유전자검사를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채 전 총장이 1심에서 승소하더라도 항소심과 상고심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소송은 장기화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채 전 총장은 불필요한 법정 공방을 생략하고 유전자검사 결과로 진실을 밝히겠다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채 전 총장 변호인을 맡은 신상규 변호사는“법무부 진상조사 결과를 포함해 정황만 갖고 공방을 벌여봤자 혼란만 가중될 뿐 진실이 밝혀지는 것은 아니다”며 “유전자검사를 실시해 한 번에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채 전 총장은 현재 임씨의 소재를 파악 중이다. 채군은 지난달 말 미국 뉴욕행 비행기로 출국해 현재 한국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 역시 언론의 첫 보도가 나오기 직전 집을 나선 뒤 잠적한 상태다.

다만 채 전 총장은 임씨가 검찰에 고발된 만큼 조만간 소재가 파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씨는 지난 26일 법조계바로정돈국민연대로부터 채 총장과 검찰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피소됐다.

채 총장은 임씨의 소재가 파악되는대로 유전자검사에 동의해 줄 것을 적극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씨의 소재가 파악되더라도 유전자검사에 응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임씨는 지난 10일 언론에 보낸 편지를 통해 “채 총장의 아이가 아니다”고 밝힌 뒤 “내 바람은 어려움 속에 혼자 키운 아이가 충격을 받거나 피해를 당하지 않고 남들처럼 잘 크는 것”이라며 “조용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 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장영수)는 혼외자 의혹과 관련해 불법정보 제공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선일보에 대한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법무부 장·차관 외압 의혹, 개인정보 불법 유출 의혹 등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수사 의뢰한 사건도 병합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