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많기로 유명한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부동산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마당까지도 웃어'웃지 말라' 는 지적을 받았다. 추 장관이 15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철없는 웃음' 때문에 또 한번 곤욕을 치렀다.
추 전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기 전인 오전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평소와 다름없이 참석해 회의 시작 전부터 자리를 돌며 다른 장관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건네는 등 그만두는 장관답지 않게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추 전 장관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큰 목소리로"괜찮습니다" 라며"오늘 부동산 대책 발표에는 차관이 갈 것"이라고 대답하는 여유를 보였다. 그동안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받다가 마음의 짐을 벗었기 때문인지 오히려 홀가분해 보이는 추 장관은 그러나 '후임 장관 임명 때까지 업무를 수행하느냐' 등 질문이 계속되자 손사래를 치며 답변을 피했다.
이에 옆자리에 있던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이 "사망선고 내려지기 전까지는, 죽는 순간까지는 살아있는 사람" 이라고 대신 말하자, 추 전 장관은 국무회의 안건으로 올라온 법안에 서명하며 "이렇게 부서(副署) 하잖아요"라고 화답했다.
추 장관은 사진기자들의 플래시 세례에도 연신 웃는 표정을 짓자 급기야 한 국무위원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너무 웃지 마시라"고 표정관리를 주문했고, 추 장관은 "'웃음 헤픈 여자가 성공한다' 는 베스트셀러 소설도 있는데…"라며 개의치 않았다. 이에 유 장관이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있는데 '생각 있는 고래는 춤추지 않는다' 는 책도 새로 나왔다고 하더라"며 의미 있는 농담을 건넸다.
한편 추 장관의 시도 때도 없는 웃음은 이미 수 차례 논란이 됐다. 그는 지난해 6월 국회에 출석해 답변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책을 들을 때마다 까닭 모를 웃음을 보여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