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盧정권 파산상태…의욕도 없어"

김부삼 기자  2006.12.06 09:12:12

기사프린트

최근 정계 복귀설이 나돌고 있는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5일 2002년대선 패배로 정계를 은퇴한 뒤 4년 만에 당 공식행사에 처음으로 참석,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당중앙위원회 주최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한나라포럼'특강에서"노무현 정권은 성의있고 진지하게 정치를 하겠다는 의욕조차 잊은 것 같다"면서"이는 모두 2002년 우리가 제대로 하지 못해 패배한 데서 비롯된 것이란 자책감에 사로잡히게 된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대선자금 사건으로 당에 고통과 깊은 상처를 안겼다"면서"잘못된 일이고 모든 책임이 후보였던 저에게 있다. 당원들에게 미안하고 송구한 마음만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패배 원인을"한나라당 후보가 시대변화를 읽지 못했다는 분석도 일부 맞지만 직접적인 패인은 깜짝쇼라든가 네가티브 캠페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 총재의 발언은"2002년 대선은 당이 아니라 후보가 진 것"이라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 정두언 의원의 주장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대선에 안 돼도 국회의원 하면 되지, 이런 생각으로는 절대 (수권정당이) 될 수 없다"면서 '대권주자들이 경선에 되면 다 된다는 식으로 서로 이전투구하는 것은 절대 좋은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재는"한나라당 일부에서 호남표를 얻기 위해 햇볕정책을 옹호하고 김대중주의에 아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실용론을 너무 중시한 나머지 이념논쟁을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하는 견해가 있다'며"정당은 결코 정체성과 이념에 대한 기본노선을 떠나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당원 200여명을 비롯해 맹형규 김무성 의원 등 총재 시절 측근으로 활약했던 현역의원 10여명과 전직 의원 2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좌파 정권이 출현하지 않도록 막는 게 내 임무"라는 지난달 20일 창원 발언 이후 이 전 총재는 당 행사장으로까지 행동 반경을 넓혔고, 발언 수위도 높아졌다. 그의 정계 복귀설에도 무게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