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해 긴급 소집된 임시국회가 사립학교법을 둘러싼 여야간의 날카로운 대치속에 11일, 첫날부터 공전했다. 이날 오후 열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원내대표 회담도 출구를 찾지 못하고 결렬됐다.
여야는 당초 오는 15일까지 닷새간 열리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을 처리하기로 했으나, 한나라당은 '개방형이사제 사실상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사학법 개정을 열린우리당에 촉구하며, 내년 예산안 심의를 위한 예결특위 소위 등 이날 하루 모든 의사일정에 불참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이날 오후 원내대표간 비공개 회담을 갖고 절충을 시도했으나 사학법 재개정의 핵심쟁점인 개방형 이사제 도입을 놓고 서로의 입장이 맞서 접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다만 한나라당은 12일 하루 의사일정에 정상 참여, 사학법 재개정 문제에 대한 교육위 간사간 협의와 전체회의 결과를 지켜본 뒤 13일 이후의 의사일정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여당이 사학법 재개정에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임시국회에 불응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행자위 인사청문회를 제외한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사학법 재개정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의지가 없기 때문에 이대로 진행해도 유야무야 될 것이 뻔하다"며 "이에 따라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와 예결특위 등 모든 일정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주호영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개방형 이사제 개정 요구를 둘러싼 이견으로 아무 합의없이 끝났다"며 "일단 내일 국회를 정상화해서 교육위 논의상황을 지켜본 뒤 13일 이후 임시국회 운영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의총에서 사학법 재개정 요구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한나라당이 사학법과 예산안 연계를 통해 국회를 파행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임시국회 첫날부터 한나라당이 모든 일정에 참여안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나라당이 15일까지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 처리에 합의해놓고 이렇게 또 다시 국회를 마비시켜 예산안을 처리못하게 되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노웅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한나라당은 12일 교육위 전체회의를 지켜보고 뜻대로 안되면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겠다는 얘기인지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하고 "한나라당이 개방형 이사제를 다시 논의하기를 원한다면 (여당과 함께 사학법 개정안을 처리했던) 다른 야당들의 동의서를 갖고 오라"고 말했다.
여야의 이같은 입장차에 따라 12일로 예정된 교육위 간사간 협의와 전체회의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양측이 원내 지도부간 막후 접촉을 통해 금명간 타협점을 도출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