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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쓱해진 與'당 진로' 설문조사

김부삼 기자  2006.12.16 1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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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가 '당의 진로'와 '정계개편' 방향 등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가 60%선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적잖은 수가 설문조사를 거부, 통합신당파·중도파·사수파가 대립했던 설문조사는 당초 취지문에 밝힌 대로 '참조용'에 그치게 됐다. 김근태 의장계가 통합신당 서명 작업에 동조하고 나서며 통합·사수파간 세 대결은 물밑에서 격화되는 흐름이다.

우리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4시부터 실시된 설문조사는 종료 시점인 15일 오후 6시 현재 80명 안팎의 의원들이 응답하는 데 그쳤다. 우리당 소속 의원 139명 가운데 절반 가까운 의원들이 설문에 응하지 않은 셈이다. 당 관계자는"설문조사에 반대했던 친노그룹, 필요성에 의문을 표했던 일부 중진과 중도파 의원들이 설문에 응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우리당 비대위도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으며, 설문조사 결과 역시 대표성을 갖기 힘들게 됐다. 설문에는 친노그룹 등 당 사수파 의원들이 사실상 집단으로 불참했고, 중도파와 신당파 중에도 적지 않은 의원들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친노 계열인 참정연 대표 김형주 의원은"당의 진로를 놓고 의원 일부를 대상으로, 그것도 사지선다형으로 물어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비대위가 공개적인 토론보다는 여론조사를 비공개로 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 차원에서 불참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초·재선 모임인 '처음처럼'의 최재성 의원도"정치를 설문으로 한다는 것은 헌정사상 유례가 없고 자존심이 상했다", 중도성향의 이상민 의원은"얼굴을 맞대고 치열하게 토론해야지 부적절한 방식이다"고 말했다, 한 중진의원은"질서 있게 전대를 하고 통합신당 방향이 맞다고 보지만, 설문조사는 갈등만 키울 소지가 크다고 봤다'며 불참한 사실을 밝혔다.

한편 설문조사 문항은 ▲우리당의 위기 원인 ▲전당대회 성격 ▲당 발전에 대한 의견 등을 묻는 주관식 3개 문항과 ▲당의 진로 ▲차기 전대 준비의 주체 ▲전대 지도부 구성방식 ▲전대 시기 등 객관식 4개 문항 등 모두 7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우리당은 제출된 설문에 대한 여론조사기관의 분석을 거쳐 휴일인 17일 비대위 워크숍에서 결과 보고를 청취한 뒤 내주 열릴 의원 워크숍에서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