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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아니라 원균보다 못해"

김부삼 기자  2006.12.16 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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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는 거야'... "너 혼자 뜨는 자리냐"..."여기가 열린우리당 의총장이냐"  최근 한나라당이 이회창 전 총재의 정계복귀 움직임에 당내 의원들의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가운데 급기야 15일에는 최구식 의원이 공개 비판을 감행하면서 한바탕 소동을 벌여야했다.

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이 전총재가 자신을 빗댄) 이순신이 아닐 뿐 아니라 원균보다 못하다. 지금은 참회해야할 때"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 전 총재가 지난 13일 경희대 강연에서"충무공 이순신이 삭탈관직됐다가 복귀했을 때'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라고 했는데 이는'아직 배 열두 척이 남았고 이순신이 죽지 않았으니 염려 말라'는 말"이라며'이 문구를 떠올릴 때마다 전율 같은 감동을 느낀다"고 정계복귀를 암시한 듯한 발언을 문제삼은 것이다.

이날 공개리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처럼 최 의원은"이회창씨는 두 차례 대선에서 패배했다. 그것도 불패의 군대를 이끌고 그랬다. "이회창씨는 충무공이 아니라 원균에 가깝다. 원균은 그나마 나았다"며"인간적인 정리로 참고 있는 후배들로부터 더 지독한 말을 듣지 않게 되기를 빈다"고 직설적으로 공격했다.

이어 최 의원은 이 전 총재의 오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그는"이회창씨는 1차 때는 아들 병역, 2차때는 아들딸 빌라 문제 등본인 과오로 패배를 초래했다"며 "그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길 수 있었는데 이회창 씨의 착각과 오판이 결정타를 날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정타의 근거로 최 의원은"(이 전 총재가) 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면서 여론조사를 보고하는 참모에게 화를 냈다"며"그 바람에 나온 것이'숨어있는 몇%'라는 여론조사 사상 가장 황당한 이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그 이론은 시간이 가면서 점점 사실로 둔갑해 우리편을 마취시켰고 패배에 중요한 원인이 됐다"고 지난 대선 패배를 되짚었다.

그러자 곳곳에서 고성이 터져나오는 등 의총장 분위기가 일순 험악해졌다"지금 뭐하는 거야"(김무성 의원), "여기가 열린우리당 의총장 이냐(이상배 의원)", "사학법 얘기하는 자리 아니냐"(심재철 의원),"너 혼자 뜨는 자리냐"(윤두환 의원) 등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병석 원내 수석부대표는 직접 나가 마이크를 빼앗으려 했으나 최 의원은 "왜 이래요"라며 강하게 저항했다. 급기야 김형오 원내대표가"그만 해"라고 고함을 친 뒤에야 발언을 중단했다. 김 원내대표는"미묘하고 민감한 문제는 언론의 자유가 있다해도 상응하는 자율적 책무가 따르니 비공개로 말해도 된다"며 유감을 표했다. 경남 진주 지역구의 최 의원은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이 전 총재의 언론특보를 역임한바 있다.

한편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에서도 이 전 총재의 복귀에 대한 비아냥거림이 쏟아졌다. 특히'비좌파 대연합' 결성 구상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복귀를 할 때는 그 복귀를 국민들이 받아들일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또 다른 좌파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라는 명분은 굳이 이회창이 나서지 않아도 다른 분들이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대통령에 출마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밝혀야 한다"며 "정계복귀를 공식 밝히지도 않고 은근히 복귀해 또 대선후보로 은근히 편승하려고 하는 것은 용기 있는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정호진 부대변인도"이회창 씨의 비좌파 대연합은 낯설지 않다. 새롭지도 않고 신선하지도 않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것"이라며"노무현 대통령이 가끔씩 던지는 대연정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흘러간 노래는 가요무대로 족하다"며 "정치무대에서는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회창 전 총재의 측근으로 알려진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은 이 전 총재의 차기대선 출마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16일 MBC라디오'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이회창 대선출마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많은 분들이 예측을 하면서 의아해하고 있다"며"하지만 지금 그분(이회창 전 총재)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최 의원이 전날 있었던 긴급의총에 참석, 이 전 총재는 원균보다도 못하다고 한 데 대해 "발언에 어떤 의도가 있지 않은가 의심한다"는 말로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이다.
그는"그 자리(사학법 재개정을 위해 소집된 긴급의총 자리)에서 이런 뚱딴지같은 얘기를 했다"고 강조한 후"이는 제 살을 깎아 먹는 파렴치한 발언이다"라면서"그렇기 때문에 '대선을 앞둔 우리 당 내부에 적이 있구나' 하는 심정을 느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