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겨우내 긴 잠에 들었던 프로축구가 개막 미디어데이를 열고 기지개를 활짝 켰다.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은 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2014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성남FC의 박종환(78), 울산현대의 조민국(51) 감독을 비롯한 각 팀 사령탑 12명이 모두 참석했다.
지난해 토크쇼 방식을 새롭게 도입해 진행해던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는 올해는 그룹을 2개로 나누어 감독과 선수가 한 무대에 오르는 기존 방식으로 다시 회귀했다.
프로축구의 환희와 감동의 지난 순간을 돌이킨 프롤로그 영상으로 문을 연 이번 미디어데이는 12개 팀 감독과 선수가 무대로 올라 축구헌장 선서로 본격적인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해 우승팀 포항스틸러스의 황선홍 감독과 선수 대표 고무열이 선서문을 낭독했다.
미디어데이는 오는 8일 개막 경기를 하는 6개 팀과 9일 경기를 앞둔 6개 팀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앞선 6개 팀에는 전북현대-부산아이파크, 포항스틸러스-울산현대, FC서울-전남드래곤즈 감독과 주장 선수가 올라왔고, 뒷선 6개 팀은 제주유나이티드-수원삼성, 경남FC-성남FC, 상주상무-인천유나이티드 감독과 주장 선수가 마이크를 잡았다.
단연 관심을 끌었던 질문은 올해의 우승 후보를 꼽아달라는 것이었다. 12개 프로팀 감독들 가운데 10개팀 감독이 공공의 적으로 전북을 꼽았다.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사람들이 전북을 1강이라고 하는데 불만이 많다. 소문의 진원지를 찾아보니, 최용수 감독이었다. 부잣집 도련님의 넋두리라고 하기에는 엄살이 심한 것 같다"며 좌중을 웃음짓게 했다.
최 감독은 이어 "전북을 1강으로 꼽는 것은 이 시간 이후로 삼가해줬으면 좋겠다. 10중2약으로 꼽고 싶은데 서울하고 전북이 2약인 것 같다"고 덧붙여 여전한 입담을 과시했다.
부산 윤성효 감독은 지난해 유독 강팀의 발목을 많이 잡았던 부분이 화제가 됐다.
그는 "작년에는 우리가 강팀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저희와 비슷한 팀들에는 약한 점이 있었다. 올해는 반대로 가려고 한다. 우리와 비슷한 팀에 이길 수 있고 보내줄 팀은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말에 최강희 감독은 "그렇다면 부산과의 개막전은 우리가 이긴 걸로 하겠다"고 전해 폭소를 자아냈다.
올해는 성남의 박종환 감독을 비롯해 경남의 이차만 감독까지 새롭게 프로축구 무대로 돌아와 화제가 되고 있다.
성남의 박종환 감독은 "무엇부터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다. 이런 자리에 처음 앉게 되니 반갑고 송구스럽기도 하다"며 "오랜 시간 고민하다가 (감독직)허락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아직도 헷갈릴 정도로 부담스럽다. 그러나 맡은 이상 최선을 다하겠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모든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남의 이차만 감독은 "굉장히 오랜만에 프로축구에 복귀했다. 제가 감독을 맡겠다고 한 뒤에 일주일 뒤에 박종환 감독이 성남을 맡았다. 박 감독이나 저나 아직 노병은 살아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다 제자들인데 모범이 되게끔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 있다가 올해 첫 승격돼 클래식으로 돌아온 상주의 박항서 감독도 모처럼 입담을 자랑했다.
박항서 감독은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앞서 부산의 윤성효 감독이 잡고 갈 팀은 잡고가겠다고 했는데 제가 뜨끔했다. 저는 우리 밑에 두 팀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이날 행사로 문을 연 K리그는 오는 3월8~9일 전국 6개 도시에서 치러지는 1라운드를 시작으로 11월30일까지 약 8개월 간에 걸쳐 총 228경기를 치른다. 팀당 38경기 씩이다.
12개팀이 3라운드 로빈(33R) 방식으로 정규라운드를 치른 뒤 1~6위와 7~12위로 그룹 A·B를 나누어 스플릿 라운드에 들어가 팀당 5경기씩을 더 치르는 방식으로 리그가 운영된다.
올해는 챌린지 팀 가운데 1위팀은 K리그 클래식으로 자동 승격을 하게 되고, 2위부터 4위까지는 플레이오프를 치러 플레이오프 승자가 K리그 클래식 11위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한 번 더 치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