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2일 신년인사차 김영삼(YS), 김대중(DJ) 두 전직 대통령을 잇따라 방문했다.
새해를 맞아 실시한 주요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40%대에 육박하는 지지율1위 자리를 고수한 이 전 시장은 이날 서울 상도동 YS 자택을 찾아 김 전 대통령과 떡국을 함께 하며 새해 인사를 나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 전 시장이 새해 첫날 등산을 했다는 말을 듣고 "주말에 산을 오른다는 것은 멋진 일"이라며 "금년에 계속 '고지'로 올라가는 것 아니냐"고 이 전 시장의 지지율 '고공행진'에 빗대 덕담을 건넸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이번 대통령선거와 관련, "올해는 우리나라에 아주 중요한 해"라며 "김대중, 노무현 두 사람이 (나라를) 이상하게 끌고 와 국민들의 정신이 혼돈스러워졌다.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정권 교체를 강조했다.
이 전 시장도 "국민들 또한 이번 선거에서 정권 교체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인 점을 들어 "선거를 조용히 치러 (경제에) 큰 영향이 없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어 그는 오후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전 시장이 개인적으로 김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전 시장은 "요즘 정치를 하면서 호남을 많이 다녔다"면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과거에는 강남이었는데 최근에는 강북에서 많이 모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청계천이 영향을 미쳤나. 시청 앞에서 청계천까지 해 놓은 것을 보니 아라비아 궁전 같았다"면서 "보도를 보니 인기가 아주 높던데 축하한다"고 덕담했다. 또 이 전 시장이 "전에 TV에서 뵐 때보다 건강이 좋아지신 것 같다"고 말하자 김 전 대통령은 "그때보다 나아졌다. 예전에는 집안에서도 지팡이를 짚고 다녔는데 지금은 아니다"고 답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이날 두 전직 대통령 방문에 이어 3일과 5일에는 각각 한나라당 이회창전 총재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만나고 정진석 추기경,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 등 종교계 원로도 잇따라 예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