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창조적 파괴 필요" 28일쯤 탈당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 중 하나인 천정배 의원의 탈당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신기남 의원이 적극적인 만류에 나섰다.
신 의원은 '천정배 의원에게 드리는 공개 편지'를 통해 "오직 천정배만 있다면 우리당의 부활은 시간문제"라며 탈당을 반대했다.
그는 "공개토론에서 내가 당신을 설득한다면 같이 당을 지키자"면서 "당신이 한국정치를 이끌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며 당에 남을 경우 대선 도전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천정배 의원은 "지금은 민생개혁세력 대통합을 위한 창조적 파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빠르면 28일 탈당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기남 의원의 '천정배 의원에게 드리는 공개편지' 전문
결심이 선후에도, 수십번 머뭇거리다 이 글을 씁니다.
천의원.
우리는 생사고락을 함께하자고 수차례 다짐했던 동지였고 친구였소.
내가 정치를 하면서 얻은 최고의 수확이 있다면 바로 천 의원과 가꾸어 온 소중한 우정이었고, 앞으로도 이 점은 변함없을 것이오. 여러차례 고백했지만 나는 천 의원만큼 진정성과 능력, 소신과 비전을 두루 갖춘 정치인을 만나 본 적이 없소. 당신이야말로 한국 정치계의 빛나는 보배이며, 그 찬연한 빛깔이 영원토록 퇴색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오. 그동안 나는 대중 앞에서도 "천정배는 무조건 옳다. 성공의 길은 그를 따르는 길!"이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당신과 영원히 함께 할 것임을 단 한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었소.
그만큼 지금 나는 고통스럽소.
우리당을 일대 혁신하여 개혁정치의 본산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는 나의 결심에 찾아드는 공허감이 하나 있다면 바로 당신의 빈자리요.
가짜배기들이 아무리 많아 봐야 지금 무슨 의미가 있겠소. 오직 천정배만 있다면 우리당의 부활은 시간문제임을 지금도 확신하오.
천 의원, 같이 갑시다.
지난 국민경선 전, 노무현에 대한 안목을 갖게 하여 노무현 후보만들기에 뛰어들게 한 장본인이 바로 천정배 아니오?
지난 대선 직후, 신당하자는 우리들의 의기투합이 있어 서로를 믿고 탈레반이라는 조롱을 감내하면서까지 열린우리당을 만든 것 아니오?
지금에 와서 도대체 무엇 때문에 우리가 따로 가야 한다는 말입니까.
그래서 제안합니다. 우리 공개 토론을 가져봅시다.
시간, 장소, 토론방식 등 기술적인 것들은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하십시다.
만약 당신이 날 설득시킨다면,
아니 내 생각이 틀렸다는 점만 증명해낸다면 내가 따라가겠소.
당신이 추구하는 길의 성공을 위해,
아니 인간 천정배 자체의 성공을 위해 내 모든 것을 던져서라도 돕겠소.
내가 당신을 설득해낸다면 같이 당을 지킵시다.
천 의원이 함께 남는다면, 역시 당신이 한국정치를 이끌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소.
나는 천 의원이 그렇게 떠나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생각하오.
당신은 '베이스 캠프로의 회군론'을 주장했소. 그러나 우리가 출발한 캠프는 낡은 정치시대 기득권의 철옹성 아니었오? 우리에게 돌아갈 캠프가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말이오.
물론 당신이 기어이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결코 당신을 비난하거나 원망하지 않을 것이오.
오히려 당신의 성공을, 당신이 비록 다른 곳에 있다 할지라도 우리가 함께 꿈꾸었던 이상을 잃지 않고 반드시 실현해 낼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할 것이오.
하지만 아직은 우리가 함께하고 있소. 이 남겨진 시간을 우리가 가치있게 보냅시다.
뜨겁게 토론하며, 서로의 생각을 남김없이 꺼내봅시다.
마지막일지 모를 통심정(通心情)의 의식을 가지며, 합일점을 찾아봅시다.
진실한 우정의 힘으로, 우리를 둘러싼 세상과 함께 맞서 봅시다.
애타는 심정으로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2007. 1. 26. 당신의 벗, 신기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