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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천정배 …우리당 앞날은?

김부삼 기자  2007.01.29 1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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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인 '천·신·정' 의 한 사람이었던 천정배 의원이 28일 당을 떠났다. 당을 만든 지 3년여 만이다. 천 의원의 탈당은 임종인·이계안·최재천 의원이 앞서 당을 떠났지만 천 의원의 탈당은 그 의미가 다르다.

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 1등 공신이자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이다. 그런 만큼 노 대통령과의 관계는 특별하다. 두 사람은 천 의원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 해마루 변호사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다.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노무현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최초의 현역의원도 다름 아닌 천 의원이었다.

노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누구보다 먼저 신당 창당과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신기남, 정동영 전 의장과 함께 '천·신·정 트로이카' 로 불리며 민주당 정풍운동과 우리당 창당에 앞장섰다. 원칙을 지나치게 강조해 한때 '탈레반' 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17대 총선 뒤엔 원내대표를 맡아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개혁입법' 을 진두 지휘했다. 지난해에는 법무부 장관 으로 임명돼 참여정부의 추진 과제인 사법개혁을 적극 이끌며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했다. 그런 그가 노 대통령의 간곡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대통합 신당 명분을 내세워 우리당을 탈당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차기 대선의 '잠룡'이다. 이날 탈당 선언문을 읽던 천 의원은"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에는 제 잘못과 책임이 참으로 크다"는 대목에서 잠시 울먹였다. 속내가 복잡한 것이다. 그는 "어느 위치에 있든 대통령께서 국정 수행 잘 하시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천 의원의 탈당 소식이 전해지자 당내 일각에선 "당 지도부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탈당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친노직계인 이광재 의원은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 의원은 인간적·정치적 도리로 보아  중앙위를 위해 중앙위원들을 설득해야 할 사람"이라며 "전당대회 합의를 통해 대통합신당으로 새로 태어나려는 이때 탈당은 정치논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우상호 대변인도"원내대표까지 지낸 정치 지도자가 개별 탈당을 하는 게 바람직한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29일 오후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를 열어 '기간당원제'를 '기초당원제'로 바꿔 당원 자격 요건을 완화하기 위한 당헌 개정안을 처리한다. 이날 회의에서 당헌 개정이 이뤄지면 다음 달 14일 전당대회를 정상적으로 열어 질서 있는 대통합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게 된다.
당 사수파 모임 가운데 하나로 당헌 개정에 반대해왔던 '참정연'도 28일 회원 총회를 갖고, 29일 중앙위원회에서 기초당원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당헌 개정안에 대해 자유투표를 하기로 결정해 당헌 개정안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특히 총회에는 "물리적 저지까지 불사하겠다"며 강력히 당헌 개정 불가 입장을 밝혀온 김두관 전 최고위원과 일부 당원들도 참석해 한 표를 행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