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의원이 열린우리당 해체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 전 정책위의장, 원내대표단으로 활동했던 자신과 최용규, 주승용, 조일현, 장경수, 정성호 의원, 강 전 의장과 ‘실사구시’ 모임을 함께 하고 있는 변재일, 우제창 의원 등과 함께 군불때기에 나선 것이다.
노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평화개혁세력이 하나가 되기 위해 우리 열린우리당은 해체하고 대통합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한길 전 원내대표도 조만간 입장을 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불거진 발언이다.
그는 “열린우리당을 어정쩡하게 일시적으로 봉합하려는 시도는 또 다른 소모적 논란과 분열을 낳을 뿐”이라며 “열린우리당이 민생 개혁세력, 평화 미래세력의 대통합을 추진하는데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이를 위해 열린우리당은 모든 기득권을 송두리째 버리는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거듭 “뼈를 깎는 아픔이 있더라도 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대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발전적 해체’를 주장했다.
노 의원은 “민심에 다가가기 위한 우리의 최고의 가치는 열린우리당 살리기여서는 안된다”며 “오직 기존의 모든 기득권을 타파하고 각계 최고 유능한 인재의 영입을 포함한 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이어야 한다”고 거듭 당 해체를 역설했다.
김한길 전 원내 대표도 가까운 의원들과 집단탈당을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신임 원내대표 선거 이후 10여명의 의원들과 ‘동반 탈당’ 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노 의원은 지난달 말께 언론에서 ‘기획 탈당’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최근 일부 언론에서 김한길 전 원내대표가 마치 집단기획탈당을 주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원내대표는 집단기획탈당이라는 말을 써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고 적극 해명한 바 있다.
노 의원은 이같이 글을 올리게 된 배경에 대해 “1월 29일 중앙위원회의 결과와는 관계없다”며 “당의 진로에 대해 생각해 온 바를 피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의 연관성에 대해 노 의원은 “김 대표는 대표직을 마감하고 생각이 정리되는 대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탈당을 염두에 둔 발언이냐는 지적에 노 의원은 “빠른 시일내 탈당을 결행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탈당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2.14 전당대회 무용론’을 제기하며 내주 중 분당수준의 집단탈당을 추진중인 열린우리당내 강경 신당파 의원들은 1일 물밑 서명작업을 통해 탈당 결행 의사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당내 재선그룹과 민주당, 국민중심당 의원들도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동반탈당을 통한 별도 교섭단체 구성 방안을 논의했다.
여기에다 비례대표인 정덕구 의원이 의원직을 전격 사퇴, 비례대표 의원들 사이에도 동요가 일 것으로 보인다.
노 의원의 주장대로 당의 발전적 해체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맞서 김근태 의장은 이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리모델링 수준을 넘어서는 대통합신당을 추진하겠다며 탈당파를 적극 설득하고 나섰고, 그동안 다소 모호한 행보를 보여왔던 정동영 전 의장은 전대 이전에 탈당할 가능성을 적극 부인하는 등 탈당파와 전대 개최파 사이의 분화 양상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당내 탈당파 재선의원은 이날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 전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집단탈당에 참여할 의원들에 대한 서명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탈당파 핵심 관계자는 “탈당계를 위임하거나 선언문 작성에 들어간 단계는 아니지만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며 “공개되지 않은 수도권과 호남권 의원들 가운데도 적지 않은 수가 탈당의사를 이미 굳힌 것으로 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충청에 지역구를 둔 박상돈, 홍재형, 이용희 의원 등도 전날 충청권 의원모임에서 탈당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고 전남이 지역구인 유선호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민평련(민주평화연대) 소속 의원 회동에서 “결심을 굳혔다”며 탈당을 기정사실화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배숙, 김낙순, 양형일 의원 등도 집단탈당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류된다.
이들이 집단탈당을 결행, 이미 탈당한 천정배, 염동연, 이계안, 최재천 의원 등과 합류할 경우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명선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열린우리당의 새 의장에 합의 추대될 것이 유력시되는 정세균 의원은 이날 하루 4차례 강 전 정책위의장을 방문, 탈당을 만류했으나 강 전 정책위의장은 진정한 대통합신당 추진을 위해서는 탈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는 별도로 당내 재선그룹인 임종석, 송영길, 김부겸, 정장선 의원과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 이낙연 의원, 국민중심당 신국환 공동대표 등 7명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중도통합 교섭단체 구성 문제를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는 중도대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고, 민주당 지역구 의원들과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 10~15명이 탈당해 우선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깊이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지방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탈당 이후 통합신당 창당 움직임이 순조롭게 진행돼 신당 준비위원회가 구성된다면 민주당 의원들도 당적을 버리고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통해 민주당 의원들이 통합신당 창당을 주도해야 한다”며 신당 창당과정에서 민주당 현역의원들의 집단탈당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