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의 핵분열이 시작됐다. 기초당원제 도입을 위한 당헌 개정안 의결도 연쇄 탈당을 막지 못하고 있다.
임종인 의원의 탈당으로 흐른 전주곡은 이계안, 최재천, 천정배 의원에 이어 호남지역 의원들의 좌장인 염동연 의원이 당을 떠났고, 경기도 양주. 동두천이 지역구인 정성호 의원이 추가탈당으로 이어지면서 '거대 여당'의 '공중분해'를 현실화시키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3일 양주. 동두천 당원협의회를 열어 탈당하겠다는 결심을 밝히고 운영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정 의원은 "오는 5일 김근태 당의장 등을 만나 탈당 의사를 밝힌 뒤 곧 탈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 전 정책위의장은 지난 1일부터 탈당에 동조하는 의원들을 상대로 탈당서명 작업을 벌여 22∼23명의 의원들이 서명하거나 탈당계 제출을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파인 장경수 의원은 2일 "탈당할 의원들을 규합하고 있다"며 "서명작업, 탈당계 제출 등이 꽤 진전됐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구체적 대상으로 김한길 전 원내대표, 원내 부대표단 그룹, 강봉균 정책위의장, 관료 학계그룹, 호남권 의원, 충청권 의원, 재선그룹 의원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탈당 규모에 대해 장 의원은 "최소한 20명 이상은 된다"고 자신하면서도 '40∼50명 대규모 탈당'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장 의원은 "의원들의 개별적 판단이기 때문에 갑자기 많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동영 전 의장이 전날 "전대 전 탈당 안한다"고 표명한 것과 관련, 친정동영파 의원들이 당에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탈당의 구체적 시기와 관련해서 장 의원은 5일 시작되는 임시국회가 부담스럽고, 2·14 전당대회 직전의 탈당은 모양새가 안좋아 4일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라는 당내 의견을 모으는 정치 일정을 앞두고 이같이 탈당을 감행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장 의원은 우리당 중심의 통합신당은 안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을 떠나고 남는 것은 그들의 선택이지만 이미 공당의 모습을 상실한 열린우리당의 행태는 갈수록 가관이다. 탈당 인사들은 약속이나 한 듯 '개혁' '통합신당' 운운하는 탈당의 변을 늘어놓고 있으나 국민들이 듣기엔 제 살길을 찾기 위해 침몰 직전의 난파선에서 뛰어내리는 패잔병의 구차한 변명일 뿐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이들의 기회주의적인 구태는 국민을 철저히 우롱하며 배신감을 안겨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