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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당 교체?… 3년만에 재현되나?

김부삼 기자  2007.02.04 2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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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의원 20여명이 이번주 초중반쯤 집단탈당을 결행할 계획이다. 분당급 탈당이 현실화되면 여당은 원내 제2당으로 전락하고 여소야대의 상황이 3년만에 재현될 전망이다.

현재 열린우리당 의석수 133석, 한나라당 의석수 127석. 열린우리당 의원 7명 이상만 탈당을 결행해도 한나라당이 원내 제 1당을 차지한다. 가장 큰 변화는 선거 기호번호가 바뀌는 것. 원내 1당에 기호 1번을 부여하는 선거법에 따라 열린우리당이 기호 1번에서 2번으로 한나라당이 기호 2번에서 1번을 차지하게 된다.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 전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한 여당 의원들의 집단탈당이 임박한 가운데 김 전 대표 측은 "늦어도 7일까지는 탈당할 예정이며, 함께 탈당할 의원으로 이미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인 20명 이상을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탈당서명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주승용 의원은 4일 "20명 이상의 탈당서명과 탈당계를 받아 놨다"며 "이미 탈당을 결심한 일부 의원들은 주말 지역구로 내려가 지역민에게 결심을 밝히고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한길 전 대표 등 탈당파 의원들은 이와 관련 5일 비공개 모임을 갖고 탈당 이후 정국구상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20여 명 규모의 탈당이 현실화되면 열린우리당은 제1당 자리를 한나라당에 내주고 탈당파 의원들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되는 등 정국 변화가 오게 된다.
탈당파 의원들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면 올해 568억원 규모의 국고보조금을 교섭단체인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여당 탈당파 의원들이 나눠가지게 돼 기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몫의 보조금이 줄어들게 된다.

의원들의 집단탈당으로 '분당사태'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김근태 의장과 장영달 원내대표 등은 탈당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근태 의장은 4일 전남 여수에서 "집단탈당은 비신사적 행위"라며 "대통합신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영달 신임 원내대표도 취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무책임하게 당을 떠날 때가 아니라 뭉쳐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취임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 전 원내대표와 강 전 정책위의장을 겨냥, "당의 핵심적인 운영을 책임지고 있던 의원들이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의원들까지 해서 탈당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은 믿고 싶지 않고, 언론들의 오보이길 바란다"면서 "당이 어려울 때는 단결해야 하는 것이지, 거기서 뛰쳐나간다고 어려움이 없어지진 않는다"고 비판했다.
장 원내대표는 "과거에도 탈당한 정치인들은 지금까지도 탈당에 대한 부담이 꼬리를 달고 다녀 정치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지금은 단결해서 민생국회에 전념하고, 모두 뭉쳐 국민 대통합신당을 만들어 올 대선에서 민주정부를 새롭게 꽃 피워야지, 열린우리당이 분열해 뿔뿔이 흩어지길 바라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지도부의 만류도 집단탈당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여소야대 정국이 3년만에 되풀이될 가능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