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6일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 사태와 관련해 "다시 말하지만 당에 걸림돌이 된다면 당적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열린우리당 김근대 대표와 장영달 원내대표, 당 지도부와 유재건 헌법개정특위원장 등 개헌특위 의원들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지금까지 당의 논의에 대해 반대한 것은 지역당은 안 된다는 것 딱 한가지 뿐"이라며 "과거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정치할 때는 60년대 말부터 국민들에게 강한 명분이 각인 된데다 지역에서 강력한 열망이 있어 당을 가르고도 또는 탈당했어도 각기 대통령이 됐으나 그 이후에는 당을 쪼개서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정주영씨의 국민당도 창당 때 상당한 돌풍을 일으켰으나 막판엔 천막치고 나갔다"면서"대통령인 내가 지지를 잃어 당을 지켜내지 못해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현재 중요한 것은 누가 대선 후보이건 간에 전체를 놓고 보는 것"이라며 "당이 순리로 정치하는 모습을 보여야 당의 후보도 뜨고 당 외부 인사도 들어오려고 한다. 정치 원칙을 지키면 금방 뜬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개헌문제와 관련해 "개헌안 제안에 대해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우려할만한 상황"이라며 "정치적 의제 제기됐음에도 논의를 거부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 안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현재 우리 지식사회가 이런 상황을 방관하는 데서 이같은 상황이 비롯된 것 같다"며 "특히 지식사회 및 시민단체와 학계마저 침묵하고 있는 현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래도 헌법상 (개헌) 발의권이 부여된 대통령이 내놓은 의제는 다뤄줘야 되는거 아니냐"며 "설사 발의안이 잘 안되더라도 발의하겠다. 20년만의 개헌 주기를 만났는데 안하고 넘어가는 것은 책임 방기"라며 발의 방침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