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국회를 표방하고 있는 2월 임시국회가 때아닌 "개판" "깽판" 등 막말이 난무해 논란을 빚었다. 논란의 주인공은 지난해 10·25 재보선에서 공천 잡음 등 우여곡절 끝에 인천 남동을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이원복 의원.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한나라당 이원복 의원은 한명숙 총리를 상대로 "이 정권은 4년 간 개혁을 외치면서 민생을 깽판 쳤다"며 "앞에서 개혁을 외치면서 '뒷구멍' 에서 하는 일이 다르니까 민심이 등을 돌렸고 (재보선에서) 40대 0으로 지는 대참변이 일어나지 않았느냐"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친북좌파', '주사파' 등의 용어를 써가면서 "이 정권이 개혁이란 이름으로 민생 곳곳을 '깽판' 쳐놨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열린우리당 사람들이 당을 떠나면서도 평양식당 아가씨들처럼 '잘 있어요, 잘 가세요' 라고 하는 것을 들어봤느냐"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또 "좌파 포퓰리스트처럼 언어조작에 능한 사람은 없다. 포퓰리즘은 나치가 망하듯이 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사태가 이 정도로 흐른 마당에 (총리직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고 거침없이 몰아쳤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개판이란 말은 취소해 달라. 용납할 수 없다. 모든 국민이 (방송을) 보고 있다. 좀 합리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면서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이어 "이 정권이 '친북좌파'나 '주사파'와 연계돼 있다고 하는데 그런 구체적 상황이 없다. 이라크에 파병하고 북한의 핵실험 이후에 지원을 끊는 친북좌파가 있느냐"면서 "색깔론을 갖고 임해서는 안 된다. 이원복 의원이 쓴 단어, 즉 정치공세적, 정쟁적 말은 국가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이기우 공보부대표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갖고 "국회 권위를 떨어뜨린 건 물론, 마치 정권을 잡은 듯한 한나라당의 오만방자함의 극치를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1997년, 2002년 대선에서 왜 한나라당이 외면받았는지 꼼꼼히 되새겨보라"면서 이원복 의원은 발언을 취소하고 국민 앞에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