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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통령은 아무나하나∼?"

김부삼 기자  2007.02.26 2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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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에 대한 범여권의 러브콜이 표명화되면서 대선주자로서의 주가가 어느정도일지 주목된다.
상당한 흥행성을 지닌 대권 카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 반면 범여권이 추진 중인 오픈 프라이머리의 들러리 역할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열린우리당은 26일 통합신당추진 기구를 출범시킨 만큼 조만간 성과를 내보여야 하는데, 사실 '정운찬 카드'만한 것이 없다. 그의 정치 입문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당내 전략통들은 '+α' 효과도 거론한다.
신당을 만들려고 해도 실제 유력 후보가 없어 신당 추진의 동력이 약한 측면이 많은 현실, 그런 의미에서 정 전 총장의 영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여권은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정 전 총장의 호감도가 열린우리당뿐만 아니라 통합신당모임, 민주당, 진보적 시민사회 단체 등 제 정파에서 골고루 높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셈이다 .
충남 공주 출신인 정 전 총장의 4·25재보선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현재 대전 서구는 이재선(한나라당), 박범계(열린우리당), 심대평(국민중심당)의 3자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정계개편 그림과 맞물린 연합공천이 성사된다면 지각변동이 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연합공천을 매개로 한 통합신당의 성사 여부도 타진할 수 있어 양수겸장이다. 물론 정 전 총장은 4·25 재보선 출마설에 대해 "그럴 생각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고 있다.

민주당 김종인, 열린우리당 박영선, 민생정치모임 우윤근 의원 등 10여명도 지난 23일 정 전 총장의 영입문제를 논의했고, 이와 별도로 일부 충청권 출신 의원들이 적극적 영입 노력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참신하다"라는 점에서 대체로 의견은 일치하지만 대통령 감인지는 아직 속단할 수 없는 현실. 특히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점은 그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물론 그의 군 면제는 부친을 일찍 여윈 독자에게 주어지는 '부선망독자'라는 점에서 위법 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군 경험을 중시하는 한국적 정서를 감안한다면 쉽게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도 지켜볼 대목이다. 한나라당의 대선주자들이 광역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 당 대표 등의 요직을 거치며 정치감각을 익힌 반면 정 전 총장이 대선주자로 뛰어들 경우 정치 초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게 된다. 이와 더불어 그가 경기고와 서울대 출신의 엘리트라는 점은 오히려 대중성을 떨어뜨리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와 관련,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26일 "손학규, 강금실, 정운찬씨의 공통점이 있을 것 같다"면서 "범여권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바로 최근 자신의 처지를 표현한 말이 잇따라 히트를 쳤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정 전 총장의 '불쏘시개', 강 전 장관의 '치어리더', 손 전 지사의 '들러리' 발언을 예로 들었다.
정 전 총장은 최근 "여권에서는 불이 꺼져 가니까 나를 불쏘시개로 이용하려 하고 있고, 언론은 한나라당 독주에 맞설 상대로 나를 흥행카드로 이용하고 있지만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의 정 전 총장의 영입 움직임과 관련 "열린우리당은 정운찬, 정세균, 정동영의 '삼정(三鄭)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계산인 듯 하나, 정치 세력이 강령·이념·정책도 없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 것은 사라지고 정권만 다시 잡겠다는 생각만 한다면 그건 정치적 문란행위"라며 조선 후기의 삼정(三政)문란을 예로 들며 "삼정시대를 열기는커녕, '신삼정문란' 시대를 열어가게 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전 총장도 정치적 철학도 분명히 세우지 않은 채 불쏘시개 역할만 하다 제2의 고건이 되지 않도록 깊이 고려하시기를 간곡하게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결국 정운찬·강금실·손학규씨 3인의 공통점은 우리 정당 정치가 정책이나 강령 등 정당의 기본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나올 수밖에 없는 말들을 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손학규의 '들러리론'이나 정운찬의 '불쏘시개론', 강금실의 '치어리더론' 모두 강령도 정책도 없이 이익만 추구하고 권력의 단맛만 쫓는 3류 정치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