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 예비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27일 "최근 산업 시대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70~80년대 빈둥빈둥 놀면서 혜택을 입은 사람들로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바른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소득 4만불 시대를 여는 창의적 문화관광 조찬세미나' 에서 "국가인프라는 국민소득 5만달러, 10만달러가 되더라도 시대에 맞는 것을 만들어야 하고 그것이 국가의 큰 의무"라며 "최근 70~80년대 산업시대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토목에 대해 매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런 비난에 대해) 저는 말상대를 하지 않고 웃고만 있다. 소이부답(笑而不答)"이라며 "우리 사회가 서로 존중하고 아끼는 것도 선진문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의 이날 발언은 최근 '한반도 대운하' 정책을 비판하고 있는 여당은 물론, 당내 대선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한 대응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손학규 전 경기지사 캠프의 이수원 공보특보는 "만약 우리를 포함한 70~80년대 민주화 세력을 지칭한 것이라면 독재정권에 대항해 목숨걸고 민주화운동 한 사람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이 전 시장이야말로 독재권력과 붙어서 정경유착해서 자기 재산을 불려온 사람으로, 그런 사람이 그런 말할 자격 있냐"고 반문했다.

민주노동당도 발끈했다. 심상정 의원은 "이 전 시장의 발언은 70~80년대는 물론 현재에 이르기까지 저임금과 가혹한 노동환경 속에서 묵묵히 이 나라의 발전을 이끌어온 모든 노동자와 일하는 서민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70~80년대 국민은 빈둥거릴 자유조차도 빼앗겼던 사실을 이 전 시장만 망각한 모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가혹한 노동과 억압적 통제만이 횡횡했던 때를 기억하는 국민은 이명박 전 시장의 빈정거림에 짜증을 느낄 것"이라며 "오히려 이 전 시장이야말로 재벌의 정경유착과 노동통제 속에 피둥피둥 돈을 불린 전형적인 집사형 경영자 아니었는가 묻고 싶다"면서 이 전 시장의 발언 취소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