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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을 '너' 라고 지칭하다니…

김부삼 기자  2007.03.06 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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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날인 6일 오후 국회 본회의가 안건 처리 도중 갑자기 정회됐다. 한나라당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을 '너' 라고 지칭한 데 대해, 열린우리당이 사과를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이 된 것은 열린우리당 강기정 의원이 "주택법 등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지금이라도 정회를 하고 심의해 오늘 처리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이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고 압박하자,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던 오후 6시50분쯤 벌어졌다.

이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탈당하고 노 대통령도 탈당하면서 국정 책임을 회피하려고 했는데 누가 민생을 외면했느냐. 민생법안을 말할 자격이 있느냐" 라고 반박하면서 "열린우리당에서 탈당을 하면서 '노 대통령 너도 탈당하라' 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한 것이 이날 소동의 화근이었다.
순간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의석에서"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너' 라고 하다니.... 당장 사과하라"고 반발했고, 일부 의원은 연단으로 나가 이 의원에게 발언 취소와 사과를 요구하면서 본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그런 얘기를 왜 못하느냐"... "발언 다 듣고 얘기하라" 면서 발언을 계속 진행시키려 했지만,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당장 사과하라"면서 실랑이를 벌였다.

이에 임채정 국회의장은 "장내 질서를 지켜달라"면서 양당 의원들의 자제를 호소했지만 10여분간 소란이 계속됐고, 한나라당 김형오, 열린우리당 장영달, 통합신당모임 최용규 원내대표를 의장석으로 불러 대책을 숙의한 뒤 "교섭단체간 협의를 위해 잠시 정회를 선포한다"면서 의사봉을 두드렸다.
한편, 국회 본회의 정회 이후 긴급 의총을 연 한나라당도 본회의 속개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이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대통령에게 탈당하라고 한 것이 우리당" 이라며 "(이재웅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은) 관계 의원들의 적절한 사과와 해명이 없을 경우 국회를 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도 이날저녁 8시30분 의총을 다시 열어 대책을 논의키로 했으며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도부의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이 워낙 강경해 본회의가 이날 중으로 속개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돼 말많고 탈도 많았던 2월 임시국회는 '파행 국회'의 꼬리표를 단 채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