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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느냐, 떠나느냐 고심중'… 심상찮은 孫

김부삼 기자  2007.03.17 19: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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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지난 15일 밤 강원도 양양에 있는 낙산사를 찾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박 3일간의 산행을 마치고 17일 오후 강원도 지역을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손 전 지사의 비서실장인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기자들이 있는 강원도 인제군으로 내려와 "손 지사와 오후 3시 반쯤 통화했는데 강원도를 벗어났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박 비서실장은 또 다음 행선지와 관련해서는 "언급이 없었다"며 오늘 만남이 무산된 강재섭 대표와는 "내일이나 모레쯤 적당한 때 서울에서 만나면 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손 전 지사가 칩거 첫날 머물렀던 낙산사 주지인 정념 스님은 전날 밤 손 전 지사 측으로부터 하산 소식을 듣고 백담사로 이동, 손 전 지사를 만나 5분간 대화를 나눴다.
낙산사 주지인 정념 스님은 이와 관련해 "전날 밤에는 고민에 찬 눈빛이었는데 지금은 결단을 내린 눈빛이었다"며 "두 발도 아닌 네 발로 기어가야 하는 산길이었을 텐데 하나도 힘들어 보이지 않았고, 결단을 내린듯한 의지가 느껴졌다"고 전했다.
그는 "초선 의원들이 의욕있고 목소리를 낼 줄 알았는데 줄서기에 여념이 없다는 것에 손 전 지사가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면서 "진정한 보수를 위해 (당의) 개혁이 필요한데 그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말도 했다"고 밝혔다.
손 전 지사는 이어 "새로운 시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에서 들리지 않는다. 변화와 시대에 맞는 목소리가 사라졌다. 양쪽에 줄을 서는 데 가 있다"고 말했다고 스님은 전했다.
그는 또 "차기(대권 도전)를 말하는 데 이 시대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스님은 덧붙였다.
한편 한나라당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산사 칩거와 관련 "무사무탈하게 내려오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박영규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손학규 전 지사가 머물고 있는 봉정암에 눈이 내리고 있다고 한다"면서 "양도 제법 된다고 하니 손 전 지사의 하산 길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 부대변인은 "속살을 드러내는 개나리의 노란색 자태가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유혹한다"면서 "운전대를 잡은 시민들이 곁눈질하느라 행여 사고라도 낼까봐 걱정"이라고 말해 '외도' 결심에 대한 비판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그는 "3월의 세가지 믿음을 모든 당원들과 함께 나누며 그 믿음에 손 전 지사도 함께 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면서 "꽃망울을 터뜨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한 손 전지사의 바람이 불심의 힘을 타고 여의도에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