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새정치민주연합 허동준 전 서울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4일 동작을 보궐선거 공천 탈락에 반발하며 국회 내 당대표 회의실을 점거한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당 지도부의 최고위원회의 장소가 원내대표 회의실로 옮겨지는 등 공천갈등이 재현될 조짐이다.
허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어제 지도부의 공천은 한마디로 전부 망하는 ‘전망공천’”이라며 “소통이라든지 지역민심이라든지 유권자의 의사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정치공학적으로 판단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 전 부시장은 20년 된 동지다. 학생운동서부터 시작해서 재야운동 김근태 회장 같이 모시고 보좌했던 사람”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의 상의도 없이 계속 일방적으로 해서 기 부시장도 굉장히 당황스럽고 당혹스러워 한다”고 지적했다.
허 전 위원장은 또 “왜 광산에서 출마하겠다고 예비후보 등록하고 개소식을 하고 박원순 시장과 5·18묘역에 같이 참배했던 기 부시장을 일방적으로 당이 이렇게 결정을 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그는 그러면서 “기 부시장과 서로 같이 오랜세월 살아왔기 때문에 기 부시장이 정의롭게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 부시장의 입장을 보고 우리 동작구 당원들의 뜻을 들은 뒤 그 속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 하겠다”고 방침을 소개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새정치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표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730재보궐선거 동작을에 기 부시장을 공천키로 했다. 새누리당이 거물을 내세운다 해도 두렵지 않다. 젊은 패기와 역량을 품은 미래세력의 상징”이라며 “기회를 드리지 못한 예비후보자에게 죄송하지만 선당후사의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도 “허동준 후보의 절규하는 모습을 봤다. 마음이 아팠다. 그의 청춘이 그 지역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허 후보에게 기회를 주지 못했다”면서도“이번 결정을 하면서 나나 지도부 누구도 유불리를 따지지 않았다. 허 후보를 비롯해 준비해온 모든 후보에게 무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안 공동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이번 전략공천을 옹호했다.
송호창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허동준 위원장을 잘 모르는 분들도 상당히 많은 것이고 이번에는 보궐선거는 여름휴가철 한 가운데 있어서 30%대의 아주 낮은 투표율이 예상된다”며 “특히 우리당의 지지자라고 할 수 있는 20~30대 젊은분들이 주로 휴가를 많이 가는 철이라 (투표자의)절반이상이 고연령층으로 예측되는 조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후보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계안 최고위원도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 통화에서 허 전 위원장을 겨냥해“사적인 연을 바탕에 두고 공적인 공천에 ‘패륜’이라고까지 말 하는 것은 조금 지나치다는 생각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원칙 없는 공천이다, 사천이다’라며 비판한 정세균 의원에게도 “원칙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당 대표 지낸 분으로서 조금 지나친 말”이라며 “지금 섭섭하신 분들이 많이 있지만 원칙도 없다거나 사천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용경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전략공천은 당연히 필요할 때 해야 한다. 전략공천으로 당의 외연을 확대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자체 성장도 중요하지만 도약도 중요하다. 전략공천을 죄악시하시는 분들도 전략공천으로 입문해 당에 기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 전 부시장과 가까운 박원순 시장은 이날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동작을 공천과 관련, “어떻게 그런 결정을 했는지 경위는 잘 모른다”며 “재보선이 워낙 중요한 정치적인 행사이니까 당에서 잘 판단하리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당 지도부에서 고민 끝에 내린 것이라고 본다”며 “아무튼 당과 후보 본인이 국민의 바람에 답하는 방향으로 지혜롭게 판단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