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2일 주요 사립대 총장들과 서울대가 본고사 허용 등 정부의 '3불 정책'(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대학본고사 금지) 폐지를 요구하고 나선 데 대해 "소위 일류 대학들은 잘 가르칠 생각은 하지 않고 잘 뽑기 경쟁을 하려 한다"며"학생들을 획일적인 입시경쟁으로 내몰고 학원으로 내쫓아 버리는 정책을 할 수는 없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대전에서 열린 과학지원정책 업무보고와 대덕연구개발특구 성과 점검 자리에서 "(그 같은 요구는) 경쟁 환경에서 더 유리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3불정책' 을 폐기하고 본고사를 내놓으라는 것인데, 교육의 자유는 가져도 좋지만 왜 선발하는 것까지 꼭 자유를 가져야 하느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대학이 교육의 자유는 가져도 좋지만 왜 (학생)선발까지 자유를 가져야 하느냐. 합리적으로 1% 정도를 선발할 수 있을 정도면 되지 이를 또 천분의 1로 나눠 우열을 가리느냐"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그렇게 해서 (우수 인재를) 몇 사람 더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거기에 치여서 무너지는 사람들의 숫자는 얼마겠느냐"며 "보기에 따라선 가난한 사람들은 항구적으로 가난을 대물림해야 되고, 교육에 의해 계층이동할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30년 가까이 된 (평준화) 교육제도가 한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에 보탬이 됐지, 조금도 떨어뜨린 것이 아니다"라며 "3불 정책을 무너뜨리고 본고사를 부활시켜 초등학생부터 입시경쟁에 몰아넣으면 한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은 퇴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