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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타짜' 잡았다!

김부삼 기자  2007.03.23 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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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의 눈을 피해 깊은 산속과 계곡 등지에 비닐하우스를 짓고 판돈 200억원대의 도박장을 운영해온 일당과 고객, 이들 도박장을 관리해온 조직폭력배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영화 '타짜'의 한 장면을 재연해 놓은 듯한 대형 도박판을 벌여온 도박꾼 40여명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올 3월까지 경기도 시흥과 김포 등에 위치한 인적이 드문 산속에 도박장 14개 곳을 차렸다. 그리고 하루 판돈 최고 3억원, 참가 인원도 최대 100여명에 이르는 대형 도박판을 벌여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3일 경기 김포, 양주, 고양, 시흥 등지의 외딴 야산에 비밀 도박장 14개를 차려놓고 200억원 규모의 도박판을 벌인 혐의(도박개장)로 하우스 운영자 박모(55·여) 씨 등 4명과 '타짜'로 불리는 전문 도박꾼 김모(61)씨외 3명, 폭력배들이 도박장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막는 도박장 운영을 도와준 신모(47)씨 등 조직폭력배 2명을 구속했다. 또 도박을 하다 적발된 지모(57·여) 씨 등 3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특히 조직폭력배 신씨 등은 부유층 유부녀인 L씨(62)를 도박에 끌어들여 불륜관계를 맺은 후 가족들에게 "내연관계와 도박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해 10억여원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이 도박장 기획 수사대의 차량 번호판을 미리 알아놓고 마을로 들어가는 자동차를 일일이 감시했고, 개가 많은 마을을 골라 먼 거리에서도 외부인의 접근을 바로 알아챌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도박장에는 하루 최대 150여 명이 몰려들었으며 하루 밤 판돈만 3억 원에 이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총책, 심부름꾼, 딜러, 수사기관 감시책, 도박장 고리사채업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속칭 '찍새'로 불리는 전국의 도박꾼들을 모집해 한 차례 판돈 수천만원에 이르는 도박판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 도박꾼들이 즐긴 '총책딜(도리 짓고땡의 변형)'의 경우에는 한꺼번에 100여명이 함께 참여, 판돈이 순식간에 수천만원까지 치솟는 화투게임"이라며 "이 도박의 경우에는 치명적인 병을 앓고 있던 도박꾼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도박현장에 올 정도로 중독성이 강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직 잡히지 않은 도박꾼과 임대자 등 30여명을 추적중이고 도박 수입자금의 흐름을 추적해 조직폭력 자금 유입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