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일부 대선 예비주자들까지 반대하고 나서면서 국회 비준과정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범여권 대권주자인 천정배 의원은 26일 FTA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천 의원은 성명서를 내고 "지금까지 협상 내용을 보면 잘해도 손해, 못하면 더 큰 손해로 끝날 것이 너무도 분명하다"며 한미 FTA 협상 즉각 중단을 촉구하며 이날부터 국회에서 단식에 들어갔다.
그는 이어 "협상을 즉각 중단하고 지금까지 결과를 따져본 뒤 더 철저한 준비와 국민적 공감대를 거쳐 차기 정부에서 추진하는 것만이 국익과 민생을 지키는 최선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천 의원이 소속된 민생정치모임 소속 의원들도 성명을 통해 "국민의 삶 전 부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FTA를 졸속 추진하는 것은 경제 쿠데타이자 외국인 투자자에게 국권을 넘겨주는 제2의 을사늑약"이라고 정부를 맹비난했다. 이들은 국회 차원의 FTA 공동대응을 위한 제 정당, 원내단체 연석회의를 27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단식농성을 검토하고 있어 한미FTA를 둘러싼 정치권 논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전 의장은 27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귀빈식당에서 문학진, 우원식, 유승희, 채수찬, 홍미영, 이원영, 지병문, 김우남, 선병렬, 이목희, 노영민, 지병문, 이상민, 최규성 의원 등과 간담회를 갖고 모든 대책을 강구키로 했다. 또한 이를 시작으로 다른 정당 혹은 외부 시민단체와의 연대도 모색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김 의원도 천정배, 임종인 의원과 함께 단식 농성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와대 앞거리에서 한미 FTA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19일째 단식농성 중인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은 FTA 협상 국정조사와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권영길 의원단대표는"정부가 협상의 근거로 내건 여러 상황이 조작됐고 그 부분에 대해 정부의 해명을 요구했지만 협상이 마무리되는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국정조사와 청문회를 통해 협상과정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노회찬 심상정 의원도 각당 예비 대선주자들에게 국정조사 공동발의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