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필호 기자]부산 도시철도 전동차의 냉방장치에서화재가 발생해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7일 오후 5시41분께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에서 노포행 2234호 열차 5번째 객차의 천정 에어컨에서 불이 났다. 불은 10여 분만인 오후 5시 53분께 꺼졌지만, 연기가 전동차와 역사를 뒤덮어 승객 4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특히 해당 열차가 승강장에 완전히 진입하지 못해 2개 객차 안에 있던 승객 100여 명은 선로를 건너 맞은편 신평행 승강장 쪽으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피 과정에서 박모(45)씨 등 승객 5명이 연기를 흡입하거나 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사고로 인해 도시철도 1호선 양방향의 열차 운행이 1시간 넘게 중단됐다가 오후 6시 55분께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이 바람에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부산교통공사는 사고 열차가 자력으로 운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다른 열차를 불러 사고열차를 노포차량기지로 견인했다. 교통공사 측은 사고열차의 견인이 완료되는 대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사고열차는 1994년에 도입된 이후 20년 동안 운행된 노후 열차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전동차 집전장치에서 불이 나면 불꽃이 엄청나게 발생한다”면서“불꽃이 발생하지 않은 채 연기만 난 것으로 미뤄 냉방장치 쪽의 회로에서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