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을 순방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가능성과 관련, "아직은 낙관도 비관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한국에)들어가서 보고를 받고 마지막 한두 개 꼭지를 따야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한국시간 29일 새벽) 카타르의수도 도하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마지막 결정은 전문가가 아니라 설명을 충분히 들은 최종 책임자인 제가 결정하는 것이 더 좋을 때가 있다"면서"수지가 맞아야 거래가 성립된다. 최종시간까지 잘 따져서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시장개방 문제에 대해"개방 때문에 우리 경제가 큰 충격 받은 적은 없고, 그동안 한국 개방 속도는 적절했다고 본다"면서"그동안 개방 성공했듯이 지금은 FTA 시대이며, 적절한 속도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우리도 남을 따라갈 때 국내 산업 보호하면서 점진적 개방했고, 대체로 빠르다 느리다 논란이 있지만 매번 개방은 다 성공했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95, 96년에 우리나라에 종합금융사를 개방한 것, 종금사가 외환 거래하도록 개방한 것이 IMF의 원인이었다고 하지만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막판에 남는다"며"30일 귀국하면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은 협상 마지막에 대차대조표를 보고 판단해야 하고 그 판단은 국가 지도자가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송 장관은 "전날(27일)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통화를 했는데 "자기들도 강한 정치적 의지를 갖고 있으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보자"며"금요일(30일)에 들어가면 대통령이 최종의사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순방에는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 청와대에서 한미FTA 협상을 총괄하는 윤대희 경제수석, 외교부의 담당 심의관 등이 노 대통령을 수행 중이다.
문제는 주고받는 협상이란 과정에서 무엇인가 포기할 것이 생긴다는 점이다. 무엇인가를 포기하고 한미FTA를 살리느냐, 아니면 무엇인가를 포기하지 않는 대신 한미FTA를 포기할 것이냐는 노 대통령의 마지막 결단에 달려 있다.
노 대통령은 30일 오전 귀국한 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으로부터 한미FTA 최종 협상 내용을 보고 받고 협상 타결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린 뒤 곧바로 대국민담화문 준비를 지시할 것으로 보인다.
짧지만 깊은 고민의 시간에 노 대통령은 과연 어떤 결단을 내릴까. 4월1일에 노 대통령은 한미FTA 협상 타결에 관계없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28일 오후"한미FTA타결되든 안 되는 대국민담화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담화에는 그야말로 노 대통령이 한미FTA와 관련한 결단을 내리기까지의 고민과 신념이 고스란히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