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마감시한을 하루 앞둔 30일 전국에서 FTA 반대 단체들의 집회와 시위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경찰은 협상장인 하얏트호텔 주변과 청와대 주변에 경력을 강화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열린마당 등에서 홍보물을 나눠준 뒤 오후 4시40분께 회원 150여명이 청와대 앞으로 이동, 한미 FTA 졸속 타결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범국본은"노무현 정부는 예상대로 '묻지마 타결' 로 끝까지 돌진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향해 가고 있다"며 "미국의 논리에 계속 설득만 당한 한미 FTA를 지금이라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범국본 관계자는"그 동안의 반대집회 신고가 모두 경찰에서 금지 통고를 받아 집회가 아닌 '기자회견' 형식을 빌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청와대 앞 외에 서울역과 명동 등 도심 곳곳과 광주와 대전, 대구 등에서도 동시다발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오전부터 서울 광화문대로와 경복궁역 주변, 삼청동 입구 등청와대로 향하는 진입로 주변에는 전경버스가 대거 투입돼 부근 도로의 교통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다. 또한 전국대학생 교육대책위원회 대학생 3천여 명이 대학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집회를 마친 뒤 1개 차로를 이용해 청계광장으로 거리 행진을 하고 있어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지고 있다.
범국본은 오후 7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반대단체 회원과 시민 등 7,000여명(경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대규모 범국민 촛불문화제를 열어 '협상 중단'을 계속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협상 마감을 전후로 기습 시위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전의경 110개 중대 만여명과 교통경찰 220여명, 순찰차 등 40여대를 협상장인 하얏트호텔과 청와대 주변 등에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