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권영세 최고위원은 9일 "최근 초. 재선의원은 물론 당의 중진. 원로들마저 줄서기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며 "대선을 앞두고 후보만 보이고 당은 보이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권 최고위윈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민생문제는 물론이고 한미FTA, 개헌 등 이슈들이 산적한데 원로까지 줄서는데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둘째치고 당원들이 어떻게 바라볼지 걱정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권 최고위원은 "정치인이 줄서는게 당연하다고 하는 분들과 선출직 당직자들의 지분 운운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며 "선출 당시 지지를 무슨 짓을 해도 된다는 고정적 지분으로 착각한다면 우리가 비난해 온 오야붕-꼬붕의 계파정치와 무엇이 다르냐"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는 최근 이명박 전 서울시장 캠프에 합류하기로 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고문 직을 수락한 서청원 전 대표 등 '올드보이' 들의 특정 주자의 캠프행(行)을 겨냥한 것.
권 최고위원은 "그 동안 당의 개혁을 이야기하다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처럼 당을 뛰쳐나가는 것도 무책임한 것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침묵하는 것도 무책임하다"면서"현 지지율은 착시일 수 있다. 아무런 반성 없이 집권만을 바란다면 이기적 욕심에 불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2002년 16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서청원 전 당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박근혜 전 대표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박근혜 사람' 이 됐음을 공식 선언했다. 5선(選) 관록에, 옛 민주계 핵심인 서 전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당내 '거물급' 중진. 지난 2004년 1월 불법 대선자금 사건으로 구속되는 시련을 겪었지만 아직도 수도권과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상당한 지지층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달 하순엔 자신의 지지모임인 '청산회' 회원 5천여명과 계룡산 등반에 나서 당 안팎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서 전 대표의 박 전 대표 캠프 합류를 계기로 민주계 출신 중진으로, 아직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김덕룡 의원의 선택 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전 의장의 경우 한때 이 전 시장을 지지한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본인이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강력부인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최근 지인들에게 "특정 주자를 지지하기는 여러모로 어려운 형편"이란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